'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1·연세대)가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전초전인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리본에 발목이 잡혔다.
손연재는 12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포르셰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2015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개인종합 결선에서 곤봉(18.233점)-후프(18.166점)-볼(17.483점)에서 선전했으나 리본에서 16.116점으로 무너졌다.
손연재는 4종목 합계 69.998점으로 전체 24명의 선수 중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메달은 러시아의 '리듬체조 신동' 야나 쿠드랍체바(75.632점)가 가져갔다. 쿠드랍체바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같은 러시아 선수인 마르가리타 마문(74.766점)이 뒤를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멜리티나 스타뉴타(72.132점·벨라루스)가 동메달을 따냈다.
세계 톱랭커들이 총출동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전인 동시에 전초전 성격이 짙다.
손연재는 올림픽 출전권 15장이 걸려 있는 이번 대회에서 상위 15위 안에 무난히 이름을 올리며 자동 출전권을 획득했다.
이로써 손연재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2회 연속 올림픽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메달 입상에 실패하며 심판진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기회를 놓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2011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 11위를 차지해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며 한국 리듬체조사에 한 획을 그은 손연재는 2013년 키예프 세계선수권대회, 2014년 이즈미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각 개인종합 5위와 4위를 차지하며 꾸준히 성적을 끌어올렸다.
이즈미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후프 종목별 결선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리듬체조에 사상 첫 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개인종합 예선 1~12위 선수들이 포진한 A그룹에서 11번째로 연기에 들어간 손연재는 첫 종목인 곤봉에서 18점대를 훌쩍 넘으며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개인종합 메달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손연재는 앞서 개인종합 예선 4종목 중 성적이 좋은 3종목을 합산해 종합 5위(54.465점)로 개인종합 결선에 진출했다.
이어 리본 연기에 들어간 손연재는 그러나 첫 마스터리 동작에서 수구를 한 번에 받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연기 도중 리본이 꼬이는 큰 실수가 나온 것은 물론 내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인 손연재는 프로그램 종반부에 수구를 지나치게 멀리 던져 아슬아슬하게 받는 장면까지 나왔다. 리본에서 크고 작은 실수가 잇따른 손연재는 16.116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받았다.
손연재는 이후 곤봉에서 다시 18점대를 회복했지만 마지막 볼에서 수구를 목 뒤로 돌리는 과정에서 놓치는 큰 실수가 나왔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무대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실수를 저지른 손연재는 '키스 앤드 크라이 존'에서 볼 점수를 기다리던 도중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하고 코치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렸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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