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이대수(34)가 팀이 필요로 할 때 베테랑의 면모를 확실히 뽐냈다.
이대수는 10~11일 대전 한화와의 2연전에서 맹타를 휘둘러 팀의 연승에 힘을 보탰다. 10일에는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7회초 2사 2루에서 대타로 나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로 쐐기 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이튿날에는 8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3타점으로 타격 감을 이어갔다. 1회 첫 타석부터 만루 기회를 맞아 2타점 적시타를 쳤다. 특히 전날 최고참 박진만(39)이 주루 플레이 도중 무릎을 다쳐 전열에서 이탈한 가운데 그 공백을 훌륭히 메우는 역할을 했다. 최정의 봉와직염으로 인한 1군 말소와 박진만까지 빠진 힘겨운 팀 상황 속에 이대수가 '난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사실 이대수는 올 시즌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2달 가량 재활을 한 뒤 6월10일 고양(NC 퓨처스팀)과의 경기를 통해 첫 실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튿날 경기 중 수비를 하다가 발목을 다쳤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9일간 쉰 이후 21일 다시 경기를 뛰었다.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수비는 하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그리고 6월27일 고양전부터 2경기 연속 2루 수비를 소화하고 7월1일 259일 만에 1군으로 돌아왔지만 오랜 실전 공백 탓에 쉽게 적응을 못했다. 8월18일 KIA전을 마지막으로 2군에 또 내려갔고, 이달 1일 1군행 부름을 받았다.
이대수는 1군 복귀 후 6경기에 주로 대타 또는 대수비로 나가 안타를 단 1개도 쳐내지 못했다. 타석에 설 기회 자체가 적다 보니 감을 잡기 어려웠다. 그러다 10일 대타로 적시타를 치며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이대수는 시원한 안타가 나온 것에 대해 "(이런 안타) 오랜 만에 보지 않았나"라며 반문한 뒤 "그 한방으로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게임을 많이 못 나가면 감을 유지하기 힘들지만 내가 이겨내야 한다. 연습을 더 하고 분석도 더 하면서 준비했다. 그 동안 못 나간 것은 100% 내 잘못"이라면서 앞으로 점점 더 타격 감도 괜찮아지고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희 SK 감독도 칭찬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역시 베테랑이라 경기의 맥을 짚어주고 만루에서 좋은 안타를 쳤다"며 "대타면 대타, 대수비면 대수비, 선발이면 선발 어느 자리에서도 역할을 잘 해줬다"고 이대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대수는 "플레이 하나 하나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최고참 박진만 선배가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면서 "진만 선배도 없고 최정도 없다. 나를 비롯한 다른 내야수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팀이 중요할 때인데 계속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전=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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