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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 사회적 연결을 추구하도록 진화했다

입력
2015.09.1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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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뇌- 인류성공의 비밀· 매튜 리버먼 지음, 최호영 옮김, 시공사 발행
사회적 뇌- 인류성공의 비밀· 매튜 리버먼 지음, 최호영 옮김, 시공사 발행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주커버그는 지난 8월 페이스북 사용자가 10억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인구 7명 중 1명이 친구와 가족을 연결해주는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로그인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정부도, 그 어떤 종교도 이렇게 단시간 내에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단일한 서비스로 묶어내지는 못했다. 페이스북 성공의 비밀은 무엇일까? ‘사회적 연결’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 탓이며 그 본성이 오랜 인간의 진화과정 속에 우리 뇌 회로 속에 배선이 되어 있다면 답이 될 수 있을까? 미국 UCLA의 심리학 교수이자 생물행동과학자인 매튜 리버먼의 ‘사회적 뇌’는 ‘그렇다’고 말한다.

매튜 리버먼은 사이버볼 실험을 소개한다. 이 실험은 집단 내에서 소외 받을 때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기 위해 고안된 게임으로 세 명이 서로 공을 패스하다가 한 명을 점차 소외시키고 그 반응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추적하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게임에서 소외 당한 사람의 뇌에서는 육체적인 고통을 느낄 때 반응하는 ‘전대상피질(ACC)’과 신체적 통증으로 인한 불편함을 조절하는 부위인 ‘배측 전대상피질(daCC)’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체적인 고통을 느낄 때와 같은 뇌의 부위가 반응한 것이다. 쉽게 말해 이별의 고통이 야구방망이에 맞은 고통만큼이나 실제적인 것이라는 뜻이다.

인간이 이익을 볼 기회가 있어도 손실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극도의 ‘손실혐오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니얼 카너먼에 의해 확립된 이론이다. 이런 손실혐오 성향은 인간의 뇌가 사회적 소외와 고립이 주는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 ‘사회적 연결’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도록 했으며 그것이 바로 우리의 사회적 뇌이다.

‘사회적 연결’을 추구하는 인간 본성을 입증하는 또 하나의 증거로 그는 기본 신경망을 제시한다. 계산이나 추론, 기억 등을 처리할 때와 달리 처리할 과제가 없을 때의 두뇌상태를 기본 신경망이라고 하는데, 연구 결과 뇌가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을 때 뇌는 늘 한 가지 기본과제를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과 타인에 대해 생각하는 사회적 인지를 지원하며 사회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뇌의 기본값으로 돌아가려는 성질 때문에 우리는 평소 세계를 물리적 관점에서 이해하기 보다 사회적이고 심리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그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다. 더 나아가 우리의 자기의식이 사회적 세계가 우리 안으로 침입하여 우리를 점령하기 위한 ‘트로이의 목마’에 불과하다는 더욱 대담한 주장을 펼친다. 우리의 자기의식은 매우 사적이고 타인이 접근할 수 없는 비밀의 방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 우리의 신념과 가치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수긍하게 된다. 구태여 푸코가 말한 권력이나 타자의 내면화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가 연결하고자 하는 사회와 긴밀히 통합하려는 내면적 욕구가 우리 안에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의 뇌신경 연구의 토대인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은 아직 해상도가 완벽하지 않고 그로 인한 해석의 문제도 생길 수 있는 만큼 좀더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과학책 읽는 보통사람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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