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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무성 대표 ‘보수 경도’ 발언 너무 지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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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무성 대표 ‘보수 경도’ 발언 너무 지나치다

입력
2015.09.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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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압둘라 2세 이븐 알-후세인 요르단 국왕 면담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0일 오후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압둘라 2세 이븐 알-후세인 요르단 국왕 면담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연일 강경보수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7월 미국 방문 당시 드러낸 일방적 대미(對美) 경도와 함께 정기국회 개회 이래 거듭된 그의 발언은 한동안 ‘개혁 보수’를 표방했던 과거 모습과는 딴판이다. 김 대표의 보수 경도 발언은 최근 부쩍 잦아진 노동계 비판에서 두드러진다. 사실상 ‘노조 때리기’다. 그는 지난 2일 “대기업 강성노조가 매년 쇠파이프로 공권력을 두들겨 팼다”며 “그런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수준을 넘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튿날 콜트ㆍ콜텍 노조를 겨냥, “강경 노조 때문에 건실한 회사가 아예 문을 닫았다”고 했다. 9일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에서는 “오늘도 노조에 대해 얘기 안 할 수 없다”며 조선업계의 공동파업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표한 후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와 관련, “디트로이트의 비극이 재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련의 김 대표 발언은 7월 당내 노동시장선진화특위 출범 당시 “특위 이름에 굳이 ‘노동개혁’을 붙여서 노동계를 개혁 대상으로 상정하는 듯한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다”던 신중한 자세와는 크게 다르다. 노사정위원회의 활동이 이어지고 있는 마당에 노동계에만 책임을 지우는 듯한 여당대표의 태도는 ‘여당의 재계 편들기’ 오해를 빚기 십상이자 노사정위원회의 순항에도 걸림돌이 될 뿐이다.

김 대표의 보수 색채는 총대를 매다시피 매달려온 ‘국사교과서 국정화’ 주장에서도 뚜렷하다. 그는 7월 미국 방문 당시 LA 교민들 앞에서 “좌파 세력이 준동하며 미래를 책임질 어린 학생들에게 부정적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다”고 국정화 주장에 나선 배경을 들었다. 2일 국회 대표연설에서는 “편향된 역사관에 따른 교육으로 학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중립적 시각을 갖춘 역사교과서 도입이 필요하다”며 국사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과 연천 포격 사건 당시에는 “10배, 100배로 갚아줘야 한다”는 강경론을 폈다. 9일 포털 뉴스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며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포털 길들이기’ 의심을 샀다.

그가 다방면에서 잇따라 보수성 짙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유승민 사태’를 거치며 청와대에 밝힌 ‘적극적 협조’ 약속의 이행인 동시에 내년의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염두에 둔 보수층 결집 시도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그런 정치적 이해타산이 아니더라도 보수정당의 대표에 어느 정도의 보수 색채는 자연스럽다. 다만 보수ㆍ진보 양쪽을 아울러 국정을 이끌어야 하는 집권여당 대표의 지나친 보수 편향이 국론 분열의 불씨라는 점에서 그의 절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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