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 위반은 무죄… 檢, 항소 의사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해 구속 기소된 김기종(55)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가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김씨의 살인미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으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동아)는 11일 김씨에게 “미필적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피해자가 팔로 방어하고, 주위 사람들이 제지했음에도 3회 이상 공격했다”며 “피해자의 얼굴 상처 부위 1~2㎝ 아래로 경동맥이 있어 자칫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지적했다. 비교적 높은 징역 12년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선 “우리나라에 파견된 외국사절을 심각하게 공격한 최초의 사건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과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살인미수죄의 양형 권고 범위는 징역 5년 이상 13년 4개월 이하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추가 기소한 국보법 위반 혐의는 “대한민국의 존립ㆍ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방법을 동원해 북한의 활동에 동조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씨가 주거지에 이적물을 두고, 이적단체들과 활동한 적이 있지만 북한과 직접 연계하지 않은 개인적인 범행에 불과하며, 한미동맹이 악화됐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게 재판부 설명이다. 검찰은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 2심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김씨는 올해 3월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강연회에서 리퍼트 대사를 칼날 길이 12.5㎝의 과도로 습격했다. 리퍼트 대사는 얼굴 오른쪽 상처를 80바늘 꿰매고, 왼팔 신경 접합술을 받는 중상을 입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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