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의 아버지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중 연설 자리에서 아이들이 너무 빨리 자라 아쉽고 서운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미시간주 워런시 매콤커뮤니티칼리지에서 한 연설에서 맏딸 말리아(17)가 대학 갈 나이가 됐다면서 “(아내)미셸과 내가 이렇게 젊은데 벌써 그렇게 됐다니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전날이 말리아가 고교 졸업반을 시작한 첫 날이었다고 소개하면서 딸이 학교에 가기 전에 나눈 대화 내용을 청중에게 들려줬다. 새 학년을 시작하는 딸을 배웅하려고 말리아의 방에 가서 앉아있었는데 말리아가 아빠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더니 “아빠, 이제 아빠의 배웅을 받으면서 새 학년을 시작하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겠네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울보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얼굴을 돌려야 했다. 두 딸이 벌써 대학에 갈 나이가 됐다니 부모로서 정말 경악할 일”이라며 눈물을 닦는 시늉까지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부가 추진 중인 커뮤니티칼리지 등록금 무료화 정책을 홍보하면서 대학 입학을 앞둔 딸을 가진 아버지의 심경을 공유하고자 이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평소에도 말리아와 사샤(14) 두 딸에 대한 애틋한 부성애를 잘 드러내기로 유명하다. 백악관이 배포한 사진들에는 딸들과 다정하게 찍은 모습들이 넘쳐나고, 지난 7월엔 두 딸과 뉴욕에서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는 등 바쁜 일정을 쪼개 딸들과 함께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말리아가 어느 대학에 지원할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그는 최근 부모의 모교인 프린스턴, 컬럼비아를 비롯해 예일, 스탠퍼드 등 여러 명문 대학들을 ‘답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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