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미국 연내 금리인상 전망…모든 가능성 대비 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미국 정책금리 인상과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중첩될 경우 경제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는 우리 경제가 예상했던 성장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예상했던 경로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대외 건전성 지표가 양호해 대외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신흥국과는 달리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외 충격과 관련해 발생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그는 “국내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완만하나마 회복세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중국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점,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점, 가계부채 증대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과 파급 효과에 대해 “그 동안 미국 당국의 언급에 비춰볼 때 연내에는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 금리 인상이 다른 위험요인과 맞물려 일어날 경우 그에 따른 충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를 상정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이 다른 신흥시장국보다는 제한적이고 차별화될 것”이라고 이 총재는 강조했다.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시장에 이미 많이 반영된 점, 인상 속도가 과거와 달리 점진적일 것이란 점,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건실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에 대해 이 총재는 “최근 3개월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10조원가량 감소했다”면서도 “국내 요인이 아닌 대외 리스크에 따른 결과로 국제자금 이동결과에 따라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수출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 회복세 지속에 가장 큰 관건이라 본다”며 이 총재는 “올해 수출이 지난 7월의 한은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전망치인 2.8%와 달리 2%대 초반으로 추락할 가능성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