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속도로서 `묻지마 차량 총격' 잇따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를 지나는 10번 고속도로 구간에서 운전자들이 '묻지마 총격' 공포에 떨고 있다.
애리조나 주 공공안전국은 10일(현지시간) 10번 고속도로 피닉스 구간에서 차량 총격 2건이 잇따라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5시께 10번 고속도로를 달리던 한 승용차의 조수석 유리창이 갑자기 날라온 총알에 깨졌으며, 9시40분께에는 트레일러에도 총알이 날라왔다.
지난 열이틀 동안 이 지역에서 달리는 차량 12대가 총격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하루에 한 대꼴이다. 총격 발생 지역은 피닉스 다운타운 서쪽에서 중심부에 이르는 8마일(12.8㎞) 구간이다.
첫 총격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생했다. 총격으로 SUV 차량의 유리창이 부서졌다. 오후에는 관광버스가 공격을 당했다.
문제는 이 고속도로에서 총격 사건이 시간과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애리조나 주 경찰은 용의자 확보를 위해 현상금을 2만 달러(2천300만 원)로 올렸지만, 아직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피닉스 진입 고속도로 위에 '총격 주의'(I-10 Shooter)라는 경고 전광판을 가동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로 피해 차량은 일반 승용차를 비롯해 픽업트럭, 트레일러, 버스 등 다양하다. 범행 시간도 오전과 야간 등 일정하지 않다. 게다가 범인들이 차 안에서 총을 쐈는지, 고정된 지역에서 조준사격을 했는지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다만, 총격에 사용된 탄환은 대부분 공기총 BB탄이지만, 최소 2건은 실탄이 사용되기도 했다고 피닉스 경찰은 전했다.
다행히 지금까지 총격 사건으로 숨지거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다. 13세 소녀가 다치기는 했으나 총격에 의한 것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프랭크 밀스테드 애리조나 주 공공안전국장은 A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범인들이 무고한 시민에게 불안과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도 이날 오전 3시45분께 한 여성이 승용차를 몰고 225번 고속도로를 지나다 날라온 수 발의 총알이 날라왔다고 덴버 경찰국이 전했다. 이 여성은 총에 맞지 않고 경미한 상처만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콜로라도 주에서는 지난 4월 25번 고속도로에서 5건의 차량 총격 사건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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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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