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 첫선
'에르메스'와 손잡은 스마트워치에
음성 명령 알아듣는 애플TV까지…
"기대 뛰어넘는 혁신 없다" 평가 속
신형 아이폰도 기존과 큰 차이 없어
애플이 펜과 자판을 곁들인 태블릿PC, 음성을 알아듣는 TV, 명품업체 에르메스와 손잡고 만든 스마트워치 등 신제품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하지만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신형 아이폰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을 비롯해 하반기 전략제품들을 공개했다. 새 아이폰의 외관은 기존 아이폰6에서 달라진 게 없다. 화면크기와 디자인이 아이폰6와 똑같고 여기에 로즈골드 색상만 새로 추가됐다. 손가락의 누르는 압력을 인식해 수행 기능이 달라지는 ‘3D 터치’ 기능이 도입됐고, 스마트폰의 두뇌인 응용프로세서로 애플이 자체 생산한 ‘A9’을 처음 탑재했다. 카메라 화소는 뒷면 1,200만, 앞면 500만으로 향상됐다.
애플은 25일부터 미국, 중국, 영국 등 12개국에서 아이폰6S 시리즈를 판매한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함께 발표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해 매달 32달러를 내면 1년 마다 새 아이폰으로 교체 받을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신제품 중 애플이 특히 공들인 것은 12.9인치 대화면의 ‘아이패드 프로‘다. 2010년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태블릿PC’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애플이 10인치 이상 화면을 채택한 것은 처음이다. 화면이 커지면서 두께가 6.9㎜로 이전 제품인 ‘아이패드 에어’(6.1㎜)보다 0.8㎜ 두꺼워졌고, 무게도 437g에서 712g으로 증가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애플이 화면을 키운 아이패드로 노트북 시장을 겨냥했다고 해석한다. 이를 위해 애플은 아이패드 전용 ‘스마트 키보드’와 전자펜 ‘애플펜슬’도 함께 공개했다. 애플펜슬은 특수 감지기가 적용돼 손의 압력과 위치, 펜의 기울기 및 기운 방향까지 자동 인식한다.
특히 이날 발표 무대에는 애플 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 생전에 치열하게 경쟁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어도비 임원들이 올라와 아이패드에서 쓸 수 있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직접 공개했다. 잡스는 “애플 제품에서 어도비의 플래시 기능을 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할 만큼 어도비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러나 이제 잡스가 없는 애플은 노트북을 따라잡기 위해 MS를 비롯해 플래시를 개발한 어도비와도 손을 잡았다.
2012년 이후 3년 만에 나온 애플TV 신제품은 셋톱박스와 터치형 리모콘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말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를 적용했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는 목소리만으로 TV 채널을 바꾸고 영화와 TV시리즈를 추천 받을 수 있다. 또 인터넷에 연결돼 있어 TV로 쇼핑, 게임을 즐기거나 야구 경기를 시청하면서 동시에 선수 기록 등을 실시한 확인하는 데이터 이용도 가능하다.
여기 맞춰 애플은 애플TV 전용 운영체제(OS)인 TV OS 시험용 버전도 내놓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TV의 미래는 소프트웨어(앱)”라는 말로 앱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며 TV 생태계 구축 의지를 드러냈다. 애플TV 가격은 최저 149달러(32GB)로 10월 말부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출시된다. 한국이 여기에 포함될지는 미정이다.
더불어 애플은 에르메스와 협업해 만든 ‘애플워치 에르메스’도 선보였다. 이 제품의 가격은 최저 145만원이다. 다음달 5일부터 서울 신사동과 청담동에 위치한 에르메스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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