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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 베이비부머 더 숨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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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낀 세대' 베이비부머 더 숨막힌다

입력
2015.09.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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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자녀·부모 부양 부담 커져 겹시름

건강 상태도 급격히 악화 추세

"노후 준비 충분히" 고작 6.1%

국내 대표적 인구집단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소득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부모와 자녀에 대한 부양 부담은 늘어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서울대 노화ㆍ고령사회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베이비부머 패널 연구 3차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본격 은퇴시기를 맞이한 베이비부머들의 삶은 경제형편, 건강, 노후대비, 부양부담 등 모든 분야에서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2010년 시작된 이번 연구는 생명보험사 메트라이프의 후원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동일집단인 베이비부머 4,000여명을 2년마다 추적 조사한 3번째 결과다.

먼저 물가상승을 감안한 베이비부머의 실질소득은 2010년 이후 제자리거나 줄어들고 있다. 조사 대상의 가계당 작년 평균 총소득(5,160만원)은 2012년(5,016만원)과 큰 차이가 없었고, 2010년 255만여원에 달했던 월평균 근로소득은 지난해 249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반면 이들의 아래ㆍ윗세대에 대한 부양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베이비부머는 여전히 자녀교육에 월 평균 지출의 33.5%를 써 전체 가구 평균(13.6%)을 크게 웃돌았다. 극심한 취업난에 ‘독립한 성인 자녀’에 대한 부담도 늘고 있다. 따로 사는 성인 자녀에게 정기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14.7%)은 2년 전(8.8%)보다 급등했다. 베이비부머 10명 중 1명(11.2%)은 분가한 자녀의 자녀(손주)까지 돌보고 있다.

‘효 문화’를 간직한 마지막 세대답게 부모 중 한 명이라도 생존해 있는 베이비부머 비율(2010년 61.3%→작년 48.8%)은 줄었음에도, 부모를 간병하는 비율은 같은 기간 8.6%에서 12.5%로 늘었다.

소득 감소와 부양부담 증가는 노후준비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 ‘충분한 은퇴자금을 마련했다’고 답한 베이비부머는 2010년 8.4%에서 작년 6.1%로 줄었고, 국민연금 가입률조차 84.6%에서 74.1%까지 낮아졌다. 국민ㆍ퇴직ㆍ개인연금을 모두 갖춘 베이비부머는 10명 중 1명(11.8%)에 불과했다.

몇 년 새 건강 상태도 급격히 악화했다. ‘신체와 정신 모두 건강하다’고 답한 비율은 4년 전 59.4%에서 48.6%로 줄었고, 우울증을 겪는 비율은 12.9%에서 20.7%까지 뛰었다.

연구 책임자인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이란 사회적 책임을 모두 진 ‘끼인 세대’로서 베이비부머의 부담이 갈수록 현실화되고 있다”며 “적어도 손주 양육과 노부모 부양 부담이라도 덜어줄 체계적 정책 지원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퇴근하는 직장인들. 박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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