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에 인수가 확정된 영국 테스코의 홈플러스가 지난해 8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도 국내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홈플러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16년간 매출액 약 92조원, 영업이익 3조1,158억원, 당기순이익 1조4,957억원을 기록했지만, 한국 국세청에 낸 법인세는 5,014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출 8조5,000억원, 영업이익 2,408억원을 기록했음에도 국내 세무당국에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반면, 본사인 영국 테스코에는 로얄티 1,723억원, 이자 8,684억원, 배당금 90억원 등 1조497억원을 지불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2008년 ‘홈에버’ 마트 매장 33개를 1조9,000억원에 인수했는데, 순 자산가치 보다 2,798억원을 비싸게 주고 사 영업권을 전액 상각 처리했다”며 “토지, 건물, 비품 등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 1,749억원, 경기침체, 의무 휴업 규제 강화 등에 따른 영업실적 하락 974억원도 손실에 반영했다”고 해명했다. 결과적으로 장부상으로 보면 마이너스(적자)라, 내야 할 세금은 0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도성환 홈플러스 대표이사는 “한국과 영국 국세청이 협의한 대로 세금을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자산 가치를 한꺼번에 손상 처리한 건 홈플러스 매각을 염두에 두고 ‘절세’ 또는 ‘탈세’ 효과를 노린 의혹이 있다”며 검찰 등의 수사를 촉구했다.
세종=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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