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한 개 농장. 이 식용개는 뜬장에서 평생을 음식물쓰레기를 먹고 살며 결국 도살된다. 카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5/09/10/201509101798811910_1.jpg)
한 공장식 식용 개 사육농장. 철창으로 된 뜬장에는 1,000여마리에 달하는 식용개들이 사육되고 있다. 뜬장 바닥에는 분뇨가 그대로 방치되어있을 뿐 아니라 죽은 강아지도 철장 안과 분뇨 위에 그대로 놓여 있다. 60㎥이상 규모의 개농장은 가축분뇨 처리 시설을 갖춰야 하지만 이곳은 분뇨처리 시설이 있는지 없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개들에게는 음식쓰레기가 급여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지방에 있는 한 공장식 개 사육농장을 조사한 결과다. 이 농장은 사료·폐기물 관리법을 위반했지만 그동안 이 같은 농장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조차 되지 못한 실정이다. 전진경 카라 이사는 “식용 개 농장의 분뇨로 인한 환경 피해를 막기 위해 60㎥이상 개 사육시설도 분뇨 처리 시설을 갖추도록 했지만 갖추지 않은 곳도 많다”며 “오히려 분뇨처리 시설 신고가 개농장의 합법시설 주장의 근거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 담양에 위치한 개농장에서 식용개들의 밥그릇에 음식물 쓰레기가 담겨 있다. 카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5/09/10/201509101798811910_2.jpg)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최근 환경부로부터 제출 받은 ‘전국적인 개 농장수와 경상북도(22개 시군별) 개사육 시설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개 농장은 1만 7,059곳으로 파악되며 사육중인 개는 200만 마리로 추정된다. 환경부의 조사는 심 의원이 환경부의 경북 ‘가축분뇨처리시설 설치 대상’조사 과정에 ‘개 농장 실태조사’를 요구해 진행된 것으로, 전국 통계는 지자체의 농가수를 대략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전국 개 농장 가운데 500마리 이하를 사육하는 개 농장은 1만6,558개, 500~1,000마리는 432개, 1,000마리 이상도 69개로 조사됐다.
![경북의 한 개 농장. 이 식용개들은 뜬장에서 살며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하고 도살된다. 카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5/09/10/201509101798811910_3.jpg)
우선 구체적인 조사가 진행된 경북의 경우 719곳에서 10만 마리 이상이 사육 중이었으며 10곳 중 4곳은 100~500마리, 1,000마리가 넘는 곳도 5곳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3%는 아예 가축분뇨처리시설 설치 신고를 하지 않고 개농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또 경북에서만 하루 216톤의 분뇨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 중 25톤은 어디로 얼마나 흘러갔는 지 파악되지 않는 실정이다. 사육시설도 열악해 개 1마리 당 점유면적은 평균 2.4㎥에 불과했으며 가장 적은 면적은 0.3㎥로 조사됐다.
심상정 의원은 “개를 식용 목적으로 심지어 1,500마리까지 대규모로 공장식으로 사육하는 사례는 알려진 바 없다”며 “개 농장에 대한 전국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개 농장들이 가축분뇨처리시설 인허가와 처리시설부족 등과 관련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개와 인간 공통전염병 관리, 위생관리 체계 등 정부가 나서 종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경기도의 한 개농장. 식용개로 도살될 어미개와 강아지들. 카라 제공](http://newsimg.hankookilbo.com/2015/09/10/201509101798811910_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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