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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협력했는데 애국자? 동덕여대, 설립자 미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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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협력했는데 애국자? 동덕여대, 설립자 미화 교육

입력
2015.09.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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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동덕여대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동덕여대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강의에서 일제치하 친일행적이 드러난 학교 설립자 조동식(1887~1969)을 미화하는 내용을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동덕여대와 재학생들에 따르면 학교 측은 지난달 31일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동덕인성교육’ 을 진행하면서 교재 ‘동덕의 역사와 정신’을 배포했다. 교재는 조동식을 “오직 이 나라 교육을 위해 일생을 바친 시대의 사표”로 규정하며 일제에 협력한 행위를 “학교를 지키기 위한 교육자의 모습”으로 묘사했다. 또 “춘강(조동식의 호) 선생은 교육이 구국의 길임을 확신하고 민족의 얼을 지키려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 “춘강 선생 또한 민족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의암(손병희의 호)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춘강이 교육자로서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득했다” “전 민족이 참여했던 최대 규모의 민족운동(3ㆍ1운동) 중심에 동덕이 존재하고 있다” 등 조동식의 행적을 두둔하거나 미화했다.

조동식은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등에서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는 ‘내선일체(內鮮一體)’와 일본의 총력전 체제에 협력해야 한다는 ‘총후생활(銃後生活)’을 주장하는 등 교육ㆍ학술 분야의 대표적 친일파로 꼽힌다. 이런 친일 행적 탓에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신입생들은 교내 대자보를 통해 학교 측의 조동식 미화를 규탄하고 인성교육 중단을 촉구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도 성명서에서 “(조동식은) 우리 동덕이 가진 부끄러운 역사인데도 학교는 인성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친일행위를 왜곡ㆍ미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설립자의 행적을 긍정적으로 이해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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