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명한 고령의 육상선수 미야자키 히데키치(宮峻秀吉)가 105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트랙에 선다.
미야자키는 23일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60세 이상 참가 육상대회인 교토 추계 골드 마스터스대회에서 뛴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0일 전했다. 미야자키는 남자 100m와 포환던지기에 출전하는데, 105세 이상의 스프린터가 100m를 뛰는 건 역사상 처음이라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22일 105번째 생일을 맞는 미야자키가 교토 대회 출전을 확정하면서 세계 육상 마스터스 105~109세 기록 탄생을 앞두고 있다. 마스터스대회는 5살 단위 연령대로 기록을 측정한다. 미야자키는 이미 29초83의 100~104세 남자 100m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세계 최고령 스프린터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난 미야자키가 원래 육상선수였던 건 아니다. 90세까지 바둑과 원예를 즐겼다. 그러나 함께 바둑을 두던 친구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면서 93세에 육상에 입문했다. 2년 뒤인 2005년에 처음으로 남자 100m 최고령자 기록을 세웠고 2010년 교토 골드 마스터스대회에서 29초83의 ‘100세 이상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미야자키는 90세에 발병한 전립선암 때문에 최근에도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집 현관 계단에서 넘어져 허벅지 골절상을 당하는 등 부상도 잦았다. 그러나 육상에 대한 열정은 시들지 않았다. 그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근처 공원에서 100m와 포환던지기 훈련을 한다. 간호사 출신의 딸이 옆에서 건강을 챙긴다. 미야자키는 “달리기는 내게 살 길을 열어줬다”며 “지금은 오기로 달린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미야자키의 100m 목표는 ‘33초’다. 그는 “귀가 어두워서 출발을 알리는 총성을 듣지 못하고, 다른 선수들이 출발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 뛰기 시작한다”며 “여기서 몇 초를 잃는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