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임직원들은 10일 "정말 다행"이라며 이재현 그룹 회장의 대법원 판결소식을 크게 반겼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이날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회장은 건강 문제로 11월 21일까지 구속집행정지 중인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게 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횡령과 배임,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2심 재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013년 8월부터 신장이식 수술에 따른 후유증으로 구속집행 정지 명령을 받아 지금까지 서울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에서 이 회장의 일본 부동산 매입에 따른 배임 부분은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만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1월 전직 CJ(주) 일본법인장 A씨가 개인 명의로 운영하는 '팬 재팬'을 통해 도쿄 시내 빌딩 2채를 매입했다. 그런데 당시 '팬 재팬'이 건물 매입을 위해 신한은행으로부터 501억원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CJ의 일본법인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고 연대보증도 서게 해 이 회장에겐 배임죄가 적용됐다.
대법원이 부분에 대해 금액에 따라 가중 처벌하도록 정한 특가법이 아니라 이득액에 상관없이 기업에 손해를 끼쳤으면 처발할 수 있도록 정한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형법상 배임은 법정형이 특가법보다 낮아 파기환송심에선 이 회장의 형량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만약 이날 대법원이 고등법원의 형을 확정했을 경우 이 회장의 구속 집행정기 조치는 끝나게 돼있었다. 이렇게 되면 이 회장은 현재 머무르고 있는 서울대병원 입원실에서 나와 다시 형집행정지 요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다시 구치소에 수감되어야 했다. CJ그룹으로선 최악의 상황을 면하게 된 셈이다.
CJ측은 고등법원 파기환송심에선 집행유예로까지 이 회장의 형량이 줄어 완전이 자유의 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광복절 특사로 석방되는 등 재벌에 대한 '엄벌주의'가 완화되는 분위기에도 CJ측은 고무돼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CJ그룹은 이재현 회장 주도로 성장해 왔다. 이 회장이 경영일선을 떠나면서 그룹의 투자 등에 큰 차질이 빚어졌고 이것은 향후 그룹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파기환송심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그룹의 분위기를 전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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