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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vs 트럼프, 이란 핵 합의안 놓고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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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vs 트럼프, 이란 핵 합의안 놓고 정면 충돌

입력
2015.09.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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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오바마의 이란 핵 합의 지지, 이란 핵무기 불허… 군사행동 불사"

트럼프 "이렇게 무능한 협상은 처음… 북한 핵 협상,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선두 탈환 노리는 젭 부시, 저소득층 겨냥 세제개혁안 발표

힐러리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9일 이란 핵 합의안을 놓고 수도 워싱턴에서 정면 충돌했다. 트럼프에 빼앗긴 선두 탈환을 노리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같은 날 미국 저소득층 납세자 1,500만명의 소득세 부담을 면제하는 내용의 세제개혁안을 내놓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마련한 모임에서 “이란에 대한 포괄적 전략의 한 부분으로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결코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으로서 나는 필요한 어떠한 일도 할 것이며, 군사적 행동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핵 합의를 포괄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강경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과의 선 긋기 시도로 해석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우리는 첫째 이란이 우리를 속이려고 하는 것, 둘째 이란이 우리를 지치게 하는 것, 셋째 이란이 중동지역에서 테러단체인 헤즈볼라나 하마스 등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실내에서 ‘준비된 강연’을 한 반면, 트럼프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함께 옥외, 즉 의사당 앞 잔디광장을 선택했다. ‘티파티 패트리엇’ 등 공화당에서도 강성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단체가 주최한 집회에서 격정 연설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는 “내 평생 이렇게 무능한 협상 결과는 처음 본다”면서 “우리는 얻을 게 하나도 없는데, 이란은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우리의 돈을 빼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를 겨냥해서는 “아주 멍청한 사람들이 이 나라를 이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여러분은 지겨울 정도로 미국의 많은 승리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연설 도중 공화당 지지자들이 환호를 보냈으나, 트럼프의 남미계 이민자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에 항의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트럼프는 연설 이후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과정에서, 북핵과 한국에 대한 견해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북한 핵 협상에 근본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안보 무임승차론’ 등 그 동안의 한국 관련 발언에 대해, “한국을 좋아한다”고만 응답했다.

여론조사에서는 뒤지지만, 여전히 공화당 주류세력의 지지를 받는 부시 전 지사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4%로 끌어 올리기 위한 포괄적 세제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 가너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35%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중국보다도 낮은 20%로 낮추는 등 과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레이거노믹스’와 유사한 정책 구상을 선보였다.

또 감세가 부자들에게만 혜택이 집중된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소득공제와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으로 중산ㆍ서민층의 세부담도 획기적으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부시 전 지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기고에서도 “중산ㆍ서민층의 세금공제 폭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게 되면, 미국 납세자 가운데 1,500만명은 사실상 소득세를 부담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워싱턴 정치권과 결탁한 이익단체와 다국적기업에게 유리한 복잡한 세제규정을 대폭 손질하면, 감소한 세수를 보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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