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진전 없어…유가족들 항의 차 제주로 이동
낚시어선 돌고래호(9.77톤ㆍ해남 선적) 전복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10일 전남 해남에서 제주로 거처를 옮겼다. 구조활동과 사고 수습에 미온적인 정부와 해경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돌고래호 실종자 가족 40여명은 10일 오전 사고 발생 이후 6일간 머문 해남군 다목적생활체육관의 임시 거처에서 철수했다. 이들은 해남 갈두항에서 해경 경비함정을 타고 사고 해역인 추자도를 경유해 수색활동을 둘러보고, 이날 오후쯤 제주로 이동할 계획이다.
가족들은 제주 도착 후 사고 수습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를 방문, 신속한 수색과 사고 수습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 이들은 사고 발생 초기 해경의 구조 활동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출동 상황에 대한 설명, 경비함정의 항해일지와 돌고래호 항적 자료 공개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유가족들도 별도로 장례 절차를 진행한 뒤 실종자 가족이 있는 제주로 합류할 예정이다. 당초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은 함께 제주로 옮겨가기로 했지만 장례 문제로 계획을 조정했다.
돌고래호 실종사망자 가족 대책위원회 최영태 위원장은 “제주로 거처를 옮기는 것은 진실을 밝히고 남은 시신을 꼭 찾기 위한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아픔이 없도록 제주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경은 전복된 돌고래호를 인양함에 따라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선반안전기술공단 등과 합동으로 정밀 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해경은 또 제주시내 병원에서 치료 중인 생존자 3명이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김에 따라 9일 저녁과 10일 오전 사고상황 등에 대한 첫 조사를 실시했다.
한편 해경은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해경·해군 경비함정과 관공선 등 선박 64척과 항공기 2대 등을 투입해 야간 수색활동을 실시했지만 추가 발견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실종자 수색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저인망 어선 수색도 이틀째 이어졌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해경은 표류예측시스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실종자가 제주 쪽으로 표류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자 제주도 해안 수색 계획을 세우고 지자체와 군부대 등에 지원을 부탁했다.
앞서 해경은 추자도 인근 실종자가 대마도 등 일본 쪽으로 표류했던 사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해 일본 해상보안청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돌고래호는 지난 5일 오후 추자도 신양항에서 출항, 전남 해남 남성항으로 가다가 통신이 끊긴 뒤 11시간 가까이 지난 6일 오전 6시 25분쯤 추자도 남서쪽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됐다. 돌고래호 승선 21명 중 3명만 구조되고 10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나머지 8명은 실종 상태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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