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9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시민 대강당)에서 신제품을 발표한 직후 현장 취재 기자들에게 이를 직접 써 볼 수 있도록 하는 '핸즈 온' 세션을 열었다.
일단 커버를 씌우지 않은 채로 아이패드 프로를 들어 봤을 때 처음 든 느낌은 화면 크기에 비하면 '가볍다'는 것이었다.
이 제품의 무게는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 713g, 셀룰러 겸용 모델이 723g로, 2010년에 나왔던 첫 아이패드(와이파이 모델 680 g, 셀룰러 겸용 모델 730 g)와 비슷한 정도다.
크기는 화면 대각선 길이 기준 12.9인치로 9.7인치 아이패드보다 훨씬 크지만,넓고 얇기 때문에 크기에 비해서는 사용하기가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아이패드 프로의 두께는 6.9mm로, 작년에 나온 아이패드 에어 2(두께 6.1mm)보다는 두껍지만 2013년에 나온 모델인 아이패드 에어(7.5mm)보다는 얇다.
애플 발표에 따르면 이 제품의 완전 충전 후 배터리 지속 시간은 10시간이다.
손으로 들고 처음 사용했을 때 일단 눈에 띄는 점은 시원시원한 대화면이었다.
이 제품의 화소 수는 2732×2048로,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태블릿 제품들 중 최대다. 인치당 픽셀 수(ppi)는 264로, 아이패드 에어 2와 같은 수준이며 삼성 갤럭시 탭 S(2560x1600, 359ppi)보다는 낮았으나, 화면이 크기 때문에 해상도는 더 높다.
대화면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화면을 둘로 분할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손가락으로 간단하게 분할 선을 정할 수 있다. 화면 속의 화면(PIP)도 물론 지원된다.
아이패드 프로로 사진·영상 편집 앱과 그래픽 렌더링 앱을 시험했을 때는 노트북 PC와 비슷한 정도의 체감 성능을 보였고 특별히 눈에 띄는 지연은 나타나지 않았다.
애플은 이 제품에 탑재된 64비트 A9X 중앙연산장치(CPU)가 데스크톱 수준의 성능을 지니고 있으며 연산 성능은 아이패드 에어 2의 1.8배, 그래픽 성능은 2배라고 주장했다.
다만 다른 화면을 PIP로 띄워 둔 상태에서는 메모리 문제인지 화면에 나타나는 버튼을 눌렀을 때 반응 속도가 느린 경우가 있었다.
이 제품의 액세서리인 스마트 키보드는 기존의 아이패드용 '스마트 커버'에 키보드를 달아 놓은 것처럼 생겼다. 키보드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용 키보드 커버를 줄여 놓은 것과 흡사하다.
이 키보드는 내부에 전선이 있는 것이 아니라 천 자체에 기판 패턴이 들어 있는 것이라고 현장에서 설명을 맡은 애플 직원은 설명했다.
아이패드 프로용 스마트 키보드는 가로가 길도록 눕히는 '풍경화 모드'로만 사용이 가능하며, 반드시 터치아이디 버튼은 오른쪽, 카메라와 플래시는 왼쪽에 가도록 놓아야 하다.
이는 키보드에 별도 전지가 없고 아이패드와 연결된 단자로부터 전원을 공급받아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연결 단자는 아이패드를 세워서 놓았을 때 아이패드의 좌측 가운데에 있으며, 아이패드를 돌려서 키보드에 꽂을 때는 이 단자가 아래로 가서 키보드의 전원 공급 단자와 접촉하게 된다.
키보드를 조작했을 때 손끝의 감각은 MS 서피스용 키보드 커버보다 조금 더 부드럽다. 얇은 휴대용 키보드이므로 키를 눌렀을 때 들어가는 깊이는 1mm 정도로 그리 크지는 않으나, 키를 누를 때의 감각은 꽤 좋았다. 태블릿 커버 겸용 키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울 정도였다.
그러나 MS 서피스용 키보드 커버와는 달리, 키보드 부분의 넓이가 넓지 않고 키보드 자체도 그만큼 딱딱하지는 않아서 무릎 위에 놓고 타이핑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패드 프로의 또 다른 액세서리인 '애플 펜슬'은 삼성 갤럭시 노트 시리즈 제품에 포함된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타일러스 펜이다.
그간 아이패드용으로 나온 서드 파티 스타일러스로는 어도닛의 '자트 프로', '자트 터치' 등이 있었으나, 애플이 이런 제품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그간 나왔던 아이패드용 펜들은 약간의 입력 지연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또 화면 표면의 투명한 면의 두께가 있어 필기감이 자연스럽지 않았다.
펜 끝이 분명히 화면 표면에 접촉한 상태로 쓰는데, 마치 그보다 약간 아래쪽에 글씨가 쓰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위화감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패드 프로에서 펜의 두께를 중간 정도인 '펜 모드'로 설정하고 애플 펜슬로 필기를 했을 때는 마치 화면 위에 직접 쓰는 것과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가장 가느다란 '연필 모드'로 설정했을 때는 그만큼 필기감이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태블릿을 펜 모양 입력 도구와 함께 쓰도록 하는 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제품으로 꼽혀 왔으나, 애플 펜슬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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