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여왕 63년 7개월 2일 넘어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만찬으로 자축
엘리자베스 2세(89) 영국 여왕이 9일 오후5시30분(현지시간 한국시간은 10일 오전1시30분) 빅토리아 여왕의 통치 기간(63년 7개월 2일)을 넘어서며 영국을 최장기간 통치한 군주에 등극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하일랜드에 있는 발모랄성에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날 별다른 기념식 없이 윌리엄 왕세손 부부와 만찬을 갖는 것으로 자신의 최장 통치 기념일을 자축했다.
이날 영국 전역에서는 여왕의 최장통치를 축하하기 위해 교회 종이 울렸고, 런던 템스 강에서는 왕실의 로열 바지선과 함대가 항해하는 행사를 벌였다. 템스 강에 놓인 다리인 타워 브릿지에서는 축포도 발사됐다. 영국 조폐국도 이날을 기념해 여왕 공식 초상화 5개 중 하나씩이 실린 20파운드(3만6,800원)짜리 은화를 발행하기로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지난 63년간 여왕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에 버팀목이 돼 줬다"고 축하했다.
1926년 4월 21일 태어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52년 2월 6일 부친인 조지 6세가 세상을 뜨자 25세에 왕위를 이었다. 여왕이 최장수 통치 군주가 되는 동안 왕위 계승 1순위인 찰스 왕세자는 66세가 됐다. 여왕의 고조모인 빅토리아 여왕은 1837년 6월 왕위에 올라 1901년 1월 세상을 뜰 때까지 63년 넘게 영국을 다스렸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992년 윈저성 대화재 당시 왕실의 면세 특권을 포기하는 등 왕실의 모범을 보이는데 노력하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고, 현대 영국의 입헌군주제 확립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9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방한해 73번째 생일을 맞아 안동 하회마을에서 한식 전통 생일상을 받기도 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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