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교육감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9일 “국정교과서로 학생들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독을 먹이는 것과 같다”며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강력히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공동 성명서’를 냈던 이 교육감이 다시 한번 강한 어조로 정부를 향해 날을 세운 것이다.
이 교육감은 이날 수원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삼은 나라는 북한,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4개국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역사를 가르치는 것에는 진보나 보수가 없다”며 “이것을 나누는 순간 역사는 왜곡된다”고 국정교과서 문제로 불거진 이념논쟁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진실을 왜곡하는 교과는 비극을 맞이할 것”이라며 “교육자에게는 왜곡된 역사가 아니라 진실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적용되는 ‘2015년 개정 교육과정’과 관련해선 “학생과 교육청 등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시ㆍ도교육청의 자율권 확대, 자유학기제 취지를 살린 학습량 감축과 수업시수 확대 등을 요청했다.
이 교육감은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 도입에 대해서도 “과중한 학습부담만 준다”며 반대했다. 그는 “문자메시지 작성 속도 등 IT시대의 최고 문자가 한글”라면서 “1970년 한글 전용정책, 의원 배지의 한글화 등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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