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 제공
올해 아모레퍼시픽 쿠션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5.000만개를 넘어섰다. 지난해와 해외 시장 약 300만개를 포함해 국내외에서 총 2600만개 이상 팔린 쿠션 제품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소비자가격 기준 9.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대표이사는 "솔직히 쿠션 제품이 히트칠 줄 몰랐다"며 "도장 찍듯 가볍게 화장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시도했는데 대박이 났다"고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이처럼 매번 새로운 도전과 혁신으로 세계 속에 K-뷰티를 선도하는 아모레퍼시픽이 9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Asian Beauty Creator)로 2020년 '원대한 기업(Great Global Brand Company)'으로의 비전 달성을 위한 포부와 전략을 소개했다. 특히 2016년 중동, 2017년 중남미로 K-뷰티의 시장 개척에 나서는 포부를 밝혔다.
서경배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45년 9월 창업한 태평양화학공업사, 그 이전인 1930년대의 어머니의 부엌이 지금 세계 뷰티를 책임지는 부엌이 됐다. 지난 70년 동안 미의 여정을 통해 앞으로 글로벌 브랜드 컴퍼니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
-아모레퍼시픽에 몸담으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1990년대 말 여러 어려움을 겪다 극복했을 때 선대 회장께서 굉장히 기뻐했던 때가 기억이 난다."
-70주년의 목표는.
"특이한 미적 가치의 추구를 통한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다. 2020년 '원대한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5개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기반으로 매출 12조원, 글로벌 사업 비중을 50% 이상 달성할 계획이다."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는 무엇인가.
"설화수 마몽드 라네즈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를 앞세워 세계에 아시안 뷰티를 알리겠다"
-중동, 중남미 시장에 진출한다.
"중동은 11조원대의 구매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두바이와 사우디 아라비아 시장, 터키 시장,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들 국가 모두 생활 소비재인 뷰티 제품들을 사용하는 중산층이 늘어 도전해보려 한다."
-중동의 첫 진출 국가와 시장이 주는 매력은.
"두바이부터 차근차근 공략할 생각이다. 히잡 등 신체를 가리는 옷을 입는 중동 여성들이 화장을 할까 싶지만 오히려 가정 안에서 자기 표현에 적극적이다. 또한 중동권 국가의 모든 여성들이 얼굴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이라 본다."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중국에 대한 향후 계획은.
"화장품 산업에서 중국의 사용 인구를 약 5억명으로 추산한다. 소득이 계속 늘면 제품 구매 등의 탄력성이 있으리라 본다. 중국인 고객들을 더욱 잘 이해하고 대처하는게 중요하다."
-유럽시장 진출 계획은 없나.
"유럽은 여전히 배우는 시장이다. 유럽은 물론 미국 시장에 필요한 브랜드라면 인수할 생각도 있다. 그러나 이들 시장보다 감정적으로 소통하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데 당분간 집중하고 싶다."
-프랑스 향수 브랜드 아닉구딸을 인수, 전개하고 있다.
"프랑스의 가족, 식구를 하나 늘였다고 보면 된다. 아닉 구딸은 그의 딸이자 조향사인 까미유 구딸과 1년에 2~3번 만남을 가진다. 최근에는 제주 녹차를 베이스로 한 '차의 섬' 이라는 향수를 만들었다."
-예상하지 못한 히트 제품은.
"솔직히 쿠션 제품이 히트칠 줄 몰랐다. 도장 찍듯 가볍게 화장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도됐는데 연구원들이 소재를 찾아 세운상가를 누비기도 했다. 초도 물량은 기계가 아닌 100% 손으로 만들었는데 재고가 쌓이자 나 역시 팔릴까 반신반의했다. 마침 홈쇼핑을 통해 판매했는데 대박이 났다."
-북한 진출 계획은.
"개성이 선대의 고향이다. 기회가 된다면 북한 진출도 하고 싶다."
-뷰티 CEO로서 습관이나 버릇이 있다면.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듯 피부와 머릿결을 본다. 대만에서는 여성들의 모공이 왜 이럴까? 고민해봤고, 파리에서는 지하철을 탄 여성들을 헤어 상태를 볼 때가 있다."
-염색을 했는데 셀프 염색도 하나.
"사내에 신제품이 나오면 테스트하는 연구실이 있다. 고객들에게 테스트를 하는 뷰티 인스트럭터에게 맡긴다. 내가 모르모트라 할 수 있다(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기업이나 브랜드의 스토리가 히스토리가 될 수 있도록 써나가려고 한다. 과거 차별화 된 회사였다면 이제는 특이한 회사로 진일보하고 싶다. 아카이브 개관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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