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울 목적으로 TV 리얼리티쇼에 출연해 알래스카 곰이 먹다 남긴 연어를 먹는 파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NBC방송이 8일 공개한 ‘러닝 와일드 위드 베이 그릴스’ TV쇼 예고편 영상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회색 운동복을 입고 등장해 ‘생존 전문가’로 유명한 베어 그릴스와 알래스카를 누빈다.
진행자 베어는 오바마 대통령과 한참을 걷다 갑자기 가방을 열어 이끼 뭉텅이를 꺼낸다. 베어가 이끼를 헤치자 곧장 곰이 먹다 숨겨 논 연어 반 토막이 모습을 드러낸다. 베어는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핏빛 연어를 꺼내 보여주자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
이후 바위 한 켠에 자리를 잡은 베어는 연어를 칼로 잘라 돌로 만든 불 판에 얹어 구운 뒤 오바마 대통령에 건넨다. 맨 손으로 이를 받아 든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코로 갖다 대 살짝 냄새를 맡고 나서 곧장 입 속에 집어 넣는다. 그는 “맛있다”고 감탄사를 터뜨린 뒤 “크래커와 같이 먹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웃는다.
지난 1일 알래스카 방문일정을 쪼개 TV쇼에 출연한 오바마 대통령은 알래스카 곳곳을 돌아보며 기후 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되짚었다. 그는 영상에서 “이번 여행의 주 목적은 기후변화의 영향과 지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집중 조명 하는 것”이라며 “지구는 우리가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특수부대 출신 베어는 이 TV쇼를 통해 케이트 윈즐릿, 잭 에프론, 채닝 테이텀 등 세계적 스타들과 함께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며 사람 소변이나 쥐, 벌레 등을 먹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릴스는 이번 녹화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연어 시식 외에 몇 가지 제안을 했지만 경호 당국에 의해 제지 당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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