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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MCRC

입력
2015.09.0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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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부대 하면 으레 비무장지대(DMZ)의 육군 GOP 소초를 떠올린다.‘최전방=육군’이라는 인식은 육군 위주인 우리 군 편제와 작전 체계가 낳은 자연스런 산물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최근접 해역의 해군 고속정 부대가 최전방 부대로 부각된 것은 연평해전, 천안함 사태 등을 거치면서부터다. 이쯤 되면 공군의 최전방 부대는 전투기들이 24시간 대기하는 비행단이라 하겠다. 하지만 대도시 주변의 비행단은 ‘적과 맞서는 맨 앞의 전선’이라는 최전방의 사전적 의미와 잘 연결되지 않는다.

▦ 공군 출신들은 중앙방공통제소(MCRCㆍMaster Control and Report Center)를 최전방 부대로 꼽는다. MCRC는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모든 항공기를 감시ㆍ통제하는 부대다. 북한 전투기 움직임을 이륙과 동시에 24시간 감시하고 아군 전투기의 발진 및 임무 비행을 유도하는 ‘총성 없는 전쟁터’다. 제1MCRC는 오산 미 7공군기지 내에, 제2MCRC는 대구에 있는데, 각각 ‘워치맨’‘아카시아’라는 콜사인을 사용하면서 입체적인 감시 체계를 이룬다.

▦ MCRC에서의 업무는 긴장의 연속이다. 공중감시수가 레이더 탐지 정보를 토대로 비행물체의 항적을 추적하면 식별수는 아군기 여부를 판단한다. 미식별기로 판단되면 항공통제사가 아군 전투기를 해당 공역(空域)으로 출동시키는데, 이때 아군기 조종사에게 최상의 접근 고도, 속도, 방위 등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몇 분에 불과하다. MCRC는 아군 전투기는 물론 군 지휘벙커, 합참 및 각군 본부, 주한미군, 해군전술자료처리체계(KNTDS), 방공포통제소, 공중조기경보통제기(E-737) 등과 연결돼 획득 정보를 공유한다.

▦ MCRC의 업무는 고도의 집중력과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력을 요구한다. 북한 전투기들은 고속으로 남하해 눈깜짝할 새 서울 등 수도권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MCRC 근무 요원들은 1분, 1초도 레이더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적기 식별과 아군 전투기 유도가 신속 정확하지 않으면 우리가 입게 될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MCRC에서는 한 순간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 곳에서 초급 장교가 북한 무인정찰기의 DMZ 비행 정보를 ‘일간베스트 저장소’게시판에 올렸다. 최전방 부대의 군 기강이 말이 아니다.

황상진 논설위원 apri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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