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중소기업에 거액의 투자유치를 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챈 뒤 피해 기업을 도산으로 몰아넣은 전직 세무공무원 이모(59)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2월 투자금 유치에 애를 먹고 있던 A중공업에 접근해 자신을 유명 투자자의 대리인으로 소개하면서 로비자금 등 명목으로 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국내 대기업인 HㆍS그룹의 인수합병도 내가 모시는 어르신이 투자해서 가능했다”며 500억원대의 투자 유치를 약속한 후 로비자금 8,000만원과 보증금 대가로 1,000만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씨가 소개한 투자자는 실체가 없는 인물이었고, 그가 성사시킨 투자유치 건도 전무했다. 1991년 설립돼 직원 800여명이 일했던 A중공업은 이씨에게 속아 투자금을 제때 받지 못해 올해 1월 결국 부도처리 됐다.
조사 결과 세무공무원으로 19년 재직했던 이씨는 사기 전력만 여섯 차례에 사문서 위조 등 전과 11범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선고 받은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고 심지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건도 있다”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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