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군대식 기업문화를 바꾸기로 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사랑받는 기업'을 목표로 8일 꾸린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수직적 의사소통 구조 등 그간 롯데의 고질적 병폐로 꼽혔던 문화를 뒤집을 전망이다.
이런 수직적 의사소통 구조를 바꿔야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외부에서는 협력사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사내외 인사 10여명으로 구성된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이달 15일 첫 모임을 열고 활동을 본격 시작한다.
실무를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가 내부 소통 체계나 감사제도 등 기업 문화 개선안을 마련하면 경영·공정거래·사회적 책임·여성복지 등 위원회에 참여하는 각계 전문가들이 다른 업체의 사례나 외부 시각을 적극 전달해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가장 처음 논의할 부분은 바로 유통기업 가운데서도 유난히 수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의사소통 체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롯데는 ▲ 임직원이 자긍심을 갖고 일 할 수 있는 기업 ▲ 투명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춘 윤리적 기업 ▲ 고객과 파트너사 권익보호를 위한 건강한 기업생태계 조성을 이번 기업문화 개선의 핵심 과제로 꼽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수평적 의사소통 체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롯데는 수직적인 문화, 이른바 '군대식 문화' 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아왔는데 수평적인 소통이 강조되는 문화가 화두가 될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에게 사랑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서도 (이런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직원들뿐만 아니라 경영진까지 아우르는 개선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직원들한테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해서는 절대로 새로운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며 "새롭게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경영진부터 솔선수범하고 조직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따라 이번 기업문화 개선 작업이 롯데그룹의 인사평가 체계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성 직원의 비율이 높은 롯데의 특성을 고려해 가족 친화적 경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온 일부 계열사의 사례를 다른 계열사에 전파하는 등 여성 인력 지원을 위한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이복실 숙명여대 생활과학대학 초빙교수도 위원회에 참여했다.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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