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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대선, 정치풍자 코미디언이 1위 득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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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대선, 정치풍자 코미디언이 1위 득표

입력
2015.09.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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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차지… 내달 25일 결선투표

지미 모랄레스 (46)
지미 모랄레스 (46)

현직 대통령이 사임 직후 구속된 충격적 뇌물 비리 파문 속에 진행된 과테말라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 풍자 코미디쇼로 인기를 끌어온 지미 모랄레스(46)가 1위로 결선 투표에 올랐다.

7일 과테말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 개표가 97.7% 완료된 상황에서 코미디언 출신 모랄레스 후보가 23.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알바로 콜럼(2008~11년 재임) 전 대통령의 전 부인 국민희망연대(UNE) 산드라 토레스(59) 후보와 제1야당인 신자유민주당(LIDER)의 마누엘 발디손(44)후보가 남은 결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토레스 후보는 19.57%, 발디손 후보는 19.62% 득표했다. 다만 50%를 넘는 후보가 나오지 않아 1위인 모랄레스 후보와 2위 후보가 내달 25일 열리는 결선에서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대선 전까지만 해도 정치와는 전혀 관련이 없었던 모랄레스 후보는 20여년 간 코미디언으로 활동하며 부패 정치를 풍자해왔다. 특히 2007년 개봉한 풍자영화 ‘솜브레로 모자를 쓴 대통령’에서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헛된 공약으로 비난 받아 도중 하차한 주인공 ‘네토’를 연기해 큰 인기를 끌었다.

과테말라에서는 최근 정치권의 비리가 잇따라 적발돼 국민의 염증이 심화하면서 모랄레스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오토 페리스 몰리나 대통령은 지난 2일 수입 업체들에 세금을 덜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치소에 구금됐고 의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몰리나 대통령의 측근인 록사나 발데티 전 부통령은 이미 지난 8월 체포돼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모랄레스 후보는 투표 종료 직전 “내가 20년 동안 국민들에게 웃음을 준 만큼 대통령이 돼도 절대 울리지 않겠다”며 “이번 선거가 과테말라에 평화와 평온, 통합을 가져다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가이자 변호사인 발디손은 풍부한 정치 경력을 바탕으로 선거 초반 30%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올 4월 전 중앙은행 충재 출신 러닝메이트가 세관 뇌물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이 불거지면서 역풍을 맞았다. 그는 최근 들어 언론 접촉을 극히 꺼리고 유세 현장에 방탄복을 입고 나타나는 등 불안한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AFP는 전했다.

토레스 후보는 남편 콜롬이 대통령에 재직 중인 2011년 대선에 출마하려다 현직 대통령 가족의 차기 대선 출마를 금지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좌절된 바 있다. 그는 여성과 어린이의 인권 향상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중이다.

이날 선거에서는 의원 158명과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원 388명도 함께 선출된다. 접전이 이어지는 만큼 최종 투표 결과는 오지 투표소 집계 작업까지 마무리된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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