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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어든] ‘아시아 넘버원’ 한국축구 얼마나 성장할까

입력
2015.09.08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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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원정을 앞두고 좀 어리석은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내 눈에는 요즘의 한국이 아시아 넘버원으로 보인다. 라오스전이 그러한 판단에 대한 확고한 증거는 아니었다. 이렇게 쉬운 경기를 치르기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다(그동안 라오스도 발전할 것이다. 라오스 감독은 K리그가 라오스 선수를 영입하는 일이 나오면 라오스 축구계를 위한 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오스 감독은 자신의 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본 것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경기가 끝나자 라오스 선수들이 손흥민의 유니폼을 얻기 위해 달려간 장면만으로도 그들의 분위기는 잘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라오스는 대한민국 축구협회와 관련 직원들의 환대와 프로페셔널한 일처리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플레이 역시 발전하고 있었고 이는 상당히 뿌듯한 과정이다. 더 강한 상대와 자주 만나서 시험을 치러봐야겠지만, 과거에 비해 수비진이 견고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 3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대한민국 대 라오스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세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는 모습.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같은 강팀이 라오스처럼 약한 팀과 대결하는 것이 아시아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 축구 약소국들의 한국의 축구 행정과 문화를 보고 하나 둘씩 따라 할 때 작은 변화는 일어난다.

전력적으로 보면 한국은 여전히 톱클래스 골키퍼의 부재를 겪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비슷한 스타일인지도 모르는 홍정호-김영권 조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물론 아시아 수준에서 이들의 센터백 콤비는 수준급이다. 여기에 장현수 같은 선수가 뒤를 받치니 더욱 든든하고, 많은 경험으로 무장한 곽태휘도 좋은 백업 자원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 수비라인의 공격적인 태도가 부족하고 리더십도 아직 미완성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팀 전체가 차차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면 이러한 요소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주전 자리를 위한 경쟁이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 왼쪽 풀백만 봐도 김진수와 박주호라는 아시아 최고의 레프트백 자원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홍철이라는 존재가 뒤에서 그들을 압박한다. 아시아 A급 레프트백 3명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발전해나간다는 말이다. 이러한 구조로 돌아가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왔는데,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 그래서 기분이 좋다.

우리 모두 알다시피 미드필드에서는 조금 더 클래스가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홀딩 미드필더의 자리가 그렇다. 정우영은 라오스전에서 매우 좋은 플레이를 했지만 레바논전에서는 좀 더 어려운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정우영은 강한 팀과의 대결에서도 중원을 지휘하는 통제력과 권위를 드러낼 필요가 있다. 아직은 대표팀의 중원 사령관으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한 상태다.

이청용은 선발로 출전하고 있으나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더 자주 플레이할 필요가 있다. 이재성의 발견도 소중하고 권창훈, 김승대, 이종호 같은 젊은 선수들이 국제 무대에서 편안해진 것도 큰 수확이다. 이제 몇몇 확실한 스트라이커의 보강만 이루어지면 대한민국은 매우 밝은 미래로 나아갈 준비를 끝낸다.

대한민국 중원의 든든한 버팀목들. 권창훈(22번)이 라오스전에서 중거리슛을 성공시킨 뒤 이청용(오른쪽), 정우영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정감, 견고함을 갖춘 선수들이 적절하게 중원에 섞여 있다. 재능 있는 공격력을 지닌 자원들도 있다. 현재 폼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미드필드를 구성하게 됐다. 아직 더 손봐야 할 부분이 있지만 조직화된 수비진에 든든한 중원, 날카로운 공격까지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팀을 갖추게 됐다. 의구심이 가는 분들은 한 번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지금 그 아시아 어떤 팀이 이 정도의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지.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호주의 홈어드벤티지가 강했고 그들을 이를 매우 잘 활용했다. 하지만 나는 전체적인 기술에서 한국이 호주보다 앞서 있다고 본다. 조금의 운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만 있었다면 한국은 시드니 경기장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도 여전히 문제를 겪고 있다. 자신들이 보여온 플레이 스타일에 다양성을 더하지 못해 애를 먹는 중이다. 일본의 게임을 보면 패스가 뛰어나고 수려한 흐름을 감상할 수 있지만, 실제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니 그 한계가 드러난다. 한국은 좀 더 투박해 보일 수 있어도 공격적인 태도와 강한 의지로 축구의 최종 목표인 골을 만들어내는 게 다른 점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에 대한 많은 우려가 나오지만 그에게 시간과 지원이 주어지면 그래도 어느 시점에서는 일본의 플레이를 더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 본다.

결국 아시아 라이벌들과 모두 비교해 봐도 지금은 한국이 가장 우위에 있다. FIFA 랭킹으로만 보면 이란이 가장 높이 위치하는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말해 이란의 랭킹은 큰 의미가 없다. 한국의 게임 컨트롤 능력과 스피드는 현재의 이란보다 강하다.

다른 팀들과의 차이가 현저하게 벌어졌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속도로 대표팀이 발전한다면 훨씬 더 좋은 미래가 나타날 것은 확실하다.

레바논전은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다. 한국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어느 정도로 발전할지 말해주는 ‘잠재력 테스트’로 봐도 괜찮을 듯하다. 현재의 컨디션으로만 보면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다. 이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해나가느냐가 앞으로의 숙제다.

축구 칼럼니스트/ 번역 조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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