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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 돼서도 처남 회사에 일감 몰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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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양, 포스코 회장 돼서도 처남 회사에 일감 몰아줬다

입력
2015.09.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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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시절 납품특혜 제공 의혹 이어 최측근 임원이 앞장 서 사업 지원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9일 검찰에 재소환 예정인 가운데, 포스코가 2009~2010년 무렵부터 정 전 회장의 처남 이모(50)씨 회사에 일감을 몰아 주는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회장이 포스코 부사장 및 사장 시절(2006~2008년) 이씨에게 납품 특혜를 준 의혹은 2009년 불거진 바 있으나, 회장 취임 이후에도 사업적 지원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7일 사정당국과 포스코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포스코 내 정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김모 전 사장은 이씨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며 각종 사업을 지원했다. 이씨는 정 전 회장 재임시절 포스코그룹 임원 인사에도 영향력을 발휘,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 박재천(50ㆍ구속기소) 코스틸 회장 등과 함께 ‘4대 천왕’으로 불린 인물이다.

S사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제강용 원료를 공급하는 특혜를 누린 게 대표적인 경우로 알려졌다. 김 전 사장은 이 회사에 2008년 8월 자신의 지인을 대표이사로 앉힌 뒤, 포스코에 대한 소다회 단광(철강부산물을 활용한 제강원료) 공급권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건설기계 도급과 무역업 등을 했던 S사는 2010년 2월 제철ㆍ제강 관련 원부자재 제조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포스코의 한 전직 임원은 “이씨가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S사는 사실상 이씨의 회사나 마찬가지”라며 “S사가 공급하는 원료는 광양제철소에서만 쓰고 포항제철소에서는 안 쓰는데 이는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광양제철소장 출신인 정 전 회장과 김 전 사장, 이씨 3자간 ‘은밀한 거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씨는 정 전 회장이 2009년 2월 취임하자 자신 명의의 회사들은 대부분 정리했다고 한다.

포스코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도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하고 범죄 혐의 유무를 따져보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S사와 거래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이 회사가 제강 부산물 활용과 관련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씨가 S사의 실소유주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앞서 2009년에는 포스코의 기술이 정 전 회장을 통해 이씨 측 P사에 넘어갔고, P사가 포스코에 전자장비를 특혜 납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포스코는 당시 이를 부인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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