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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평균연봉 3172만원인데… 10명 중 6명이 왜 평균 이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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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평균연봉 3172만원인데… 10명 중 6명이 왜 평균 이하일까

입력
2015.09.0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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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대상 1618만명 중

상위 10% 평균 1억166만원

상위 0.01% '연봉 슈퍼리치'는

1868명 평균 18억7000만원

하위 10%는 年 185만원 그쳐

상위 소득자에 쏠림 현상 심해

한가운데 있어도 평균 이하 연봉

"소득세율 최고구간 세분화" 목소리

서울의 한 중견기업 5년차 직원 A(30)씨의 연봉은 세전 3,200만원이다. 소득세나 4대보험 등을 빼고 A씨가 실제로 급여일마다 손에 쥐는 돈은 240만원 남짓. 이걸로는 서울살이가 쉽지 않을뿐더러, 미혼인 그가 결혼이나 집장만 등 미래를 준비하기에도 턱없이 모자란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이 3억 7,626만원(8월 부동산114 조사)이니, 받는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13년을 모아야 전세보증금을 충당한다. 서울 지역 전세금 뛰는 속도(최근 1년 13.37%)가 급여인상률(평균 4.3%ㆍ고용노동부 조사)의 세 배에 달하니, 내 힘으로 전세금을 마련하는 건 기약이 없다. 그래서 A씨는 “결혼은 어떻게든 하겠지만 내 집 마련은커녕 전셋집 역시 대출 도움을 받지 않으면 엄두가 안 난다”고 말한다.

이렇게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A씨도 한국 전체 봉급생활자 중에서 평균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급여 소득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이가 많다는 얘기고, 바꿔 말하면 고소득자들이 평균 수치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7일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지난해 직장인 연말정산 자료에 따르면, 연말정산 대상 근로소득자 1,618만명의 연평균 소득은 3,172만원(월 264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생활자가 10명 중 6명 꼴이었다.

봉급생활자가 상위 10% 안에 들려면 연봉이 6,700만원을 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의 평균 연봉은 1억166만원이었다. 상위 5%의 기준(커트라인)은 연봉 8,500만원이었고, 연봉이 1억 3,500만원은 되어야 상위 1% 수준에 들 수 있었다. 상위 0.1% 커트라인은 연봉 3억 5,000만원인데, 여기에 해당하는 전국 1만 5,990명의 평균 연봉은 6억 6,256만원이었다.

봉급만 가지고도 거부(슈퍼리치)의 반열에 오를 만한 상위 0.01%의 커트라인은 연봉 10억원 정도에서 형성됐는데, 이들 ‘봉급 슈퍼리치’들은 1,868명이었고, 평균 18억 7,637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연 소득이 400만원 이하인 소득 하위 10%의 평균 소득은 연간 185만원(월급으로는 약 15만 3,000원)에 불과했다. 상위 10%의 평균소득이 하위 10% 평균소득의 60배에 달하는 것이다. 연소득이 1,800만원(월급 150만원) 이하인 봉급 생활자가 645만명에 달했고, 연소득 2,900만원(월급 241만원) 이하가 967만명이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평균치(총액을 사람 수로 나눈 것)가 중위소득(1등부터 최하위까지 줄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 소득)을 훨씬 넘어선다는 점이다. 소득이 주로 상위 소득자에 쏠려 있어 급여 격차가 극심하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서 소득 평균치는 연 3,172만원이었고, 5분위(상위 50~60%)와 6분위(상위 40~50%)의 경계에 해당하는 소득 중간값(중위소득)은 약 2,300만원이었다. 윤호중 의원은 “평균에는 슈퍼리치도 포함돼 있어 실제 일반인의 평균은 이보다 훨씬 낮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평균연봉에도 미치지 못하는 월급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1,000만명이 넘는다”면서 “소득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소득세율 최고구간을 세분화하고 최고세율(38%)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소득세율은 ▦1,200만원 이하 6% ▦1,200만~4,600만원 15% ▦4,600만~8,800만원 24% ▦8,800만~1억5,000만원 35% ▦1억 5,000만원 초과 38%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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