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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불안한데… 베트남 투자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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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불안한데… 베트남 투자 해볼까

입력
2015.09.0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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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신흥국 중 나홀로 플러스 수익률

중국 쇼크 후 1500만 달러 순유입

경제 회복세 반영 안돼 상승 여력

이달부터 외국인 투자 확대 호재도

40대 초반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은행직원으로부터 베트남 펀드 투자를 권유 받고 고민에 빠졌다. 목돈을 모으기 위해 예금이나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는 신흥국에 주로 투자해왔는데 펀드 투자금 2,000만원의 절반을 차지했던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곤두박질친 상황. 이에 중국펀드의 비중을 일부 줄이고 신흥국 중 가장 전망이 좋은 베트남펀드에 가입하라는 조언을 받은 것이다. 김씨는 “신흥국 가운데 주가가 가장 선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베트남 역시 중국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고 과거에 펀드 수익률이 반토막 이상 추락했던 경험이 있어 신중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우려로 세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신흥국 투자처로 베트남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반토막이 났던 베트남(VN) 지수가 최근 3년간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는 데다 이달부터 시행된 외국인 투자 한도 확대 등 호재가 적지 않다는 이유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베트남 지수는 지난 4일 전거래일보다 0.45%(2.51포인트) 오른556.81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연말(545.63) 대비 2.01% 상승한 수치로 중국이나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신흥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베트남증시는 2007년 1,100선을 돌파한 후 금융위기를 겪으며 250선까지 추락했지만, 2012년 이후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3년간 지수 상승률은 40% 수준이다.

이는 무엇보다 베트남의 경제체력이 좋아진 영향이 크다. 민간소비와 외국인 투자의 증가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5.98%를 기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6.3%로 최근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럼에도 이 같은 경제성장이 주식시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예상 GDP 대비 시가총액 규모 비중은 28.9%로 말레이시아(111.6%) 태국(95.9%) 인도(68.9%) 등 주변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는 2012년부터 흑자로 돌아서 지난해는 사상 최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며 “경제의 기초체력과 유동성에 비해 지수는 저평가돼 있어 상승 여력이 높은 상황”고 전망했다.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베트남 정부는 9월부터 외국인 한도 제한이 없는 기업에 대해 투자 한도를 기존 49%에서 100%로 확대했다. 과거 2005년 베트남이 2005년 외국인 투자 지분 한도를 30%에서 49%로 완화했을 당시 베트남 증시가 6개월 만에 9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이번에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증시 급락 등의 여파로 신흥국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기 시작한 7월 이후 지난 달 말까지 베트남 증시에는 1,500만달러(약 178억원)어치의 해외 투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한국(-49억달러) 대만(-30억달러) 태국(-19억달러) 인도(-12억달러) 등 대부분 신흥국에서 해외 투자금이 순유출된 것과 대조적이다.

당연히 베트남을 주목하는 국내 투자자도 늘고 있다. 올 하반기 이후 지난 달 말까지 베트남 펀드로의 자금 유입 규모는 86억원 수준. 최근 주가 하락으로 1년 미만의 단기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경우가 많지만, 2년~3년 수익률은 최고 20~40%를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006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펀드를 선보인 한국투자증권은 3일 9년 만에 ‘한국투자 신짜오베트남펀드랩’을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랩 상품의 특성상 짧은 기간 투자로 안정성을 담보하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와 비교하면 변동성에 대비하는 장치가 더욱 견고한 편”이라며 “최근 베트남 증시를 고려했을 때 평균 5%의 기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베트남 투자를 결정하더라도 분산 투자의 일환으로 20% 미만 정도의 비중을 보유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일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의 전망이 밝긴 하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전체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10~20% 가량을 분산투자하는 것을 권한다”며 “차이나베트남펀드처럼 베트남 비중이 절반 가량으로 아예 나눠져 있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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