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는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충처벌법상 횡령)로 전력부품 판매업체 전 이사 김모(47)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 5월 인천 송도의 석산(石山) 개발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회사가 쓰는 은행 계좌번호를 자신의 개인 계좌번호로 바꿔 치는 수법으로 거래처 납품대금 10억원을 가로챘다. 김씨는 이 돈을 석산 개발에 투자한 뒤 원금을 채워 넣으려고 했지만 정작 사기를 당해 돈을 잃었다. 회사는 거래 대금이 들어오지 않자 김씨를 추궁했고, 김씨는 “곧 돈이 들어올 것”이라며 수개월을 버티다 결국 그 해 10월 잠적했다.
김씨는 추적을 피할 목적으로 개인 명의의 휴대폰이나 신용카드를 일절 쓰지 않고 주변과 연락도 끊었다. 그러다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한 아파트에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학창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했던 김씨는 검거 당시 아파트 8층에서 지하1층까지 쉬지 않고 내달렸지만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붙잡혔다”며 “석산 개발과 관련해 투자사기를 저질렀는지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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