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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마약 공포, 'A씨 리스트' 누구?

입력
2015.09.0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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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수면 아래에 있던 '마약 공포'가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

"연예 기획사,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마약 사범에 대해 제보도 했으니 (선처를)…."

유명 K팝 가수들의 해외 공연을 주선하던 A씨가 마약 관련 재판 중에 선처를 호소하며 뱉은 말 때문에 업계가 일순간 '얼음'이 됐다.

연예계 해외 프로모터 A씨는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 제30형사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징역 1년 6월에 추징금 20만원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엑스터시나 코카인 등이 A씨의 가방에서 발견됐고 소변에서 대마 성분이 나왔다. 여러 가지 정황을 미뤄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마약 리스트'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A씨가 법원에서 내뱉은 "다른 마약 사범에 대한 제보"라는 말을 놓고 대체 어떤 이들이 A씨의 제보 리스트에 올랐는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A씨와 관련해 다양한 마약 종류가 수사선상에 오른 점도 긴장감을 더하는 요소다. A씨는 대마초를 피운 점만 인정했지만 검찰은 코카인·대마초·엑스터시·몰리 등에 손 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요계에 부담을 주는 또다른 요인은 A씨의 동선이다. A씨는 지난 6월 한 대형기획사의 패션브랜드 론칭 파티를 위해 홍콩에 다녀왔다가 가방에서 코카인과 엑스터시 등이 발견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경찰이 A씨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대마 종자와 엑스터시로 추정되는 알약, 신종마약 LSD 등이 추가로 발견됐다.

당시 검찰 조사에서 A씨는 체포 직전 다녀간 홍콩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사실을 시인했다. 법원 증거자료로 제출된 진술서에서 A씨는 "홍콩의 한 클럽에서 지인과 대마초를 흡입한 것은 맞다"고 했다.

A씨가 몰리를 손에 넣은 경로도 공교롭게 음악 페스티벌 현장이다. 몰리는 합성마약 엑스터시의 정제된 형태로 더 강한 환각을 유발한다.

A씨는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에서 몰리를 구입해 물과 함께 섭취한 적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복용한 적이 없다"는 말로 구입 경로를 밝혔다. '울트라뮤직페스티벌'은 매년 3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이다. 미국 외에도 아시아·유럽 각지에서 이름을 빌려 개최되고 있다.

마약 사범은 특성상 단독 범행이 드물다. 그래서 구입자나 판매자 중 한 쪽이 붙잡히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발각되는 경우가 많다. 배우 김성민도 필로폰을 국내에 밀반입해 붙잡힌 유통책을 통해 구매 사실이 들통났다. 대마초 흡연 혐의로 수감 중인 이센스 역시 동료와 함께 손을 댔다가 쉽게 꼬리를 잡힌 경우다.

A씨는 평소 SNS를 통해 몇몇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친분을 나타내 관심을 끌어왔다. 다만 지난 6월 체포된 이후 줄곧 "연예 기획사, 마케팅에 종사해왔기 때문에 금세 동공이 확장되거나 풀리는 마약을 했다간 삽시간에 소문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1심의 최후 변론에서 A씨가 "초범인데다가 조사 과정에서 다른 마약 사범을 제보도 했다"며 선처를 호소한 만큼 한동안 잠잠했던 가요계가 줄줄이 마약 관련 사범에 엮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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