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수술시 남의 인대를 사용한다는데 무슨 말인가요?
요즘은 스포츠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서 축구나 농구 경기 중 혹은 넘어져서 인대를 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대가 다치게 되면 '퍽'하는 소리를 무릎에서 느낄 수도 있으며 무릎이 부었다가 하루 이틀 뒤 부종이 감소하면서 통증이 줄어듭니다. 종아리뼈가 앞쪽으로 흔들리는 것을 잡아주는 전방십자인대 파열의 빈도가 후방십자인대 파열의 빈도보다 더 높으며 십자인대가 파열이 일어나도 시간이 지나면 방향을 틀 때 무릎이 빠지는 느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걸어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관절이 흔들리게 되면 무릎 내에 다른 조직들도 이차적으로 다치고 뼈를 싸고 있는 뼈 연골에 충격을 계속 주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이 조기에 오게 됩니다. 55세 미만의 환자들은 인대 수술 권유 받게 되는데 병원에서 '타가 인대'를 사용할지 '자가 인대'를 사용할지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타가 인대라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인대나 힘줄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돌아가신 분들의 인대중에 발뒤꿈치에 있는 아킬레스건이나 발목 주변의 인대 일부분을 기증받아서 무균 시설 하에서 소독, 포장하여 냉동 보관했다가 수술할 때 수술실에서 녹여서 수술합니다. 우리나라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미국에서 기증자가 많기 때문에 수입되어 우리나라에 들어옵니다.
장점은 자기 인대를 사용할 경우는 자기 몸에 있는 인대를 떼어 무릎 내에 이식해야 합니다. 타가인대의 경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니 합병증이 없습니다.
자가 인대를 이용하는 경우는 대부분 '슬개건인대'·'슬괵건'·'대퇴사두건'을 이용합니다. 슬괵건을 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단점은 무릎 구부릴 때 쓰는 근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슬개건을 이용할 인대를 채취한 무릎 앞쪽에 전방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타가인대는 수술시간이 짧고 수술 자국이 작습니다. 또 수술자가 편해서 경험이 적은 수술자들이 수술할 때 많이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점은 수술 시에 인대에 비용을 지불하여야 하므로 수술비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타가 인대가 더욱 유리한데 숙련된 외과 의사들은 '자가 인대'를 환자들에게 더 권유를 할까요? 이유는 수술 후 결과 때문입니다. 인대나 힘줄을 이용하여 무릎 내에 다시 십자인대를 만들어 주게 되면 무릎 내에서 혈관 형성을 통해서 인대가 다시 유합하게 되는데 타가 인대를 사용하면 자가 인대보다 회복 속도가 느립니다. 또 경우에 따라 남의 인대는 자기 인대로 잘 변화 하지 않아 수술 실패율이 최대 30% 정도까지 됩니다. 따라서 현재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자가 인대가 더 결과가 좋습니다. 만약 타가 인대를 사용한 경우는 재활치료도 자가 인대보다는 조금 늦게 시행을 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타가 인대는 전방십자인대 수술 시 좋은 선택으로 보기 힘들고 타가 인대를 선택할 경우는 다음의 이유에서 입니다.
자가 인대를 이용하여 수술 한 후 재파열이 일어난 경우 마땅히 이용할 인대가 없을 시 남의 인대를 이용합니다. 여성들의 경우 체구가 작아서 자가 인대를 사용할 경우 굵기가 얇은 경우, 그리고 후방 십자인대를 수술할 때나 혹은 여러 개의 인대를 다쳤을 경우에 채취할 수 있는 자가 인대가 한계가 있어 타가 인대를 선택해서 사용하게 됩니다.
정재훈 원장은 안산 예스병원 원장으로 정형외과 전문의다. 주 진료 과목은 무릎 어깨 등 관절.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