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롯데가 각종 불공정 행위를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건수도 다른 대기업보다 잦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징금 액수나 검찰 고발 건수 기준으로는 삼성이 5대 대기업 중 가장 많았다.
7일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학용(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5대 기업집단 법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2005년부터 올해 9월초까지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등 공정위 소관 법률을 총 147건 위반해 과징금 등의 처분을 받았다. 이어 SK(143건) 삼성(139건) LG(117건) 현대차(103건) 순으로 처분 건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 기간 과징금 액수는 삼성(6,845억원)이 가장 많았고, SK(6,269억원) 현대차(3,279억원) LG(2,019억원)가 뒤를 이었다. 과징금 액수가 5대 대기업 중 가장 적은 롯데(679억원)는 과징금 액수가 삼성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롯데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건을 여러 차례 위반했다는 의미다. 실제 시정명령 등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처분인 ‘경고’는 롯데가 88건으로 가장 많이 받았고, SK(63건) LG(59건) 현대차(46건) 삼성(42건) 등의 순이었다.
공정위가 형사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한 건수는 삼성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13건) 현대차(12건) 롯데(7건) LG(5건) 순으로 검찰 고발 건수가 많았다.
신 의원은 “한 해에만 수십 번씩 법을 위반하는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에는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벌이 한 몫을 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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