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 팝밴드로 최근 내한한 마룬파이브가 6일 예정됐던 대구 공연을 1시간 30분쯤 남기고 연기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유명 밴드의 무례한 행동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마룬파이브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의 공식 계정에 “오늘 대구 공연을 목요일인 10일로 연기하게 돼 유감”이라며 “모든 티켓은 유효하다”는 글을 게재했다. 마룬파이브는 이날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다.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수만 명의 팬들이 헛걸음을 하게 돼 현장에서 항의가 이어졌다.
공연 연기 이유는 리드보컬인 애덤 리바인의 목 근육 이상으로 추정된다. 리바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목 보호대를 한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오늘 공연 스케줄을 다시 잡게 돼 죄송하다”며 “사진으로 여러분의 양해를 구하려 한다. 목요일에 만나자”라는 글을 남겼다. 리바인의 목 근육 이상이 발생한 시기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리바인은 입국 전부터 목이 좋지 않았으며 내한 뒤 한국 의사의 진찰을 받기도 했다. 리바인은 지난 5일 입국 뒤 계속 서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룬파이브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다섯 번째 정규앨범 ‘V’ 발매 기념으로 이번 내한 공연을 준비했다. 7일과 9일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도 공연이 예정돼 있다. 리바인의 목 근육 이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지진 않았으나 두 차례의 서울 공연도 차질이 예상된다. 마룬파이브측은 서울공연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리바인의 목 이상은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공연 시작 2시간도 안 남긴 상황에서 공연을 전격 연기한 것은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2002년 데뷔 앨범을 낸 마룬 파이브는 록과 팝, 알앤비(R&B) 등이 적절히 섞인 빠르면서도 감성적인 음악을 선보이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아왔고 한국에도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리바인은 지난해 개봉해 342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비긴 어게인’의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수록곡 ‘로스트 스타스’를 크게 히트시켰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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