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노무라 하루(23•일본)가 생애 처음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회에서 기적의 역전 우승을 쏘아 올렸다.
노무라는 6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장(파72·6,631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4라운드에서 더블보기 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를 적어냈다. 그는 최종라운드에서만 7타를 잃은 배선우(21·삼천리)와 연장 승부를 벌였다. 노무라는 18번홀(파5)에서 펼쳐진 연장 1차전에서 그린 밖에서 친 네 번째 샷을 홀 1m 이내에 붙여 파를 잡았다. 그는 배선우가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해 우승을 확정했다.
노무라는 이 대회 2라운드에서부터 놀랄 만한 샷감각을 선보였다. 그는 지난 4일 열린 2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3개로 7언더파 65타의 성적을 내 서보미가 2011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기록했던 종전 최저타 5언더파 67타 기록을 4년 만에 깨뜨렸다. 노무라는 이날 4타를 줄이며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린 배선우(9언더파 135타)에게 3타 뒤진 2위(6언더파)로 뛰어올랐다. 3라운드에서도 2위를 지킨 그는 마지막날 챔피언조에서 배선우, 김인경과 함께 플레이했다. 노무라는 '경쟁자' 배선우와 막판 심리전에서 승리하며 한국에서 값진 우승을 거머쥐고 상금 3억원을 받았다.
노무라는 일본 국적이지만, 한국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어머니와 함께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외할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노무라는 어머니의 성을 딴 문민경이라는 이름으로 중·고교 시절 국내 주니어 골프의 강자로 인정받다가 2010년 일본 국적을 택했다. 그는 투어 규모에서 일본 투어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해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1년간 일본 투어를 경험한 노무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 합격해 미국에서도 프로 생활을 했다. 2011년 LPGA 2부 투어에서 첫 승을 기록했고, 같은 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브리지스톤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대회 사상 두 번째 최연소 우승(18세 101일)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노무라는 한화의 후원을 받아 이번 대회에 추천 선수로 출전했다.
3라운드까지 줄곧 선두를 달리던 배선우는 노무라의 뒷심에 밀려 생애 첫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김인경(27·한화)은 18번홀 버디 퍼트가 홀컵에 빨려 들어가지 않아 결국 이븐파 288타,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진=노무라 하루(KLPG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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