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를 앞세운 마케팅이 날이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
사업의 수익성과 시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품에 캐릭터라는 친숙함을 입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들은 문화 마케팅의 일환으로 국내외 유명 캐릭터를 앞세워 팝업스토어(임시매장)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프로야구팀과 추억의 캐릭터를 접목시켜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또 모바일 메신저의 친숙한 이모티콘은 패션에 담겨 젊은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 백화점이 내세운 캐릭터,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
백화점에서 내세운 유명 캐릭터들은 매출 신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친숙한 캐릭터를 앞세워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했고 이는 실제 매출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유명 캐릭터의 폭 넓은 지지층과 마니아들 덕분에 백화점 전체에 많은 고객이 몰리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대형 고무 오리 '러버덕(Rubber Duck)'이 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서 모델들이 '뿌까 팝업스토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현재 캐릭터 마케팅을 가장 활발히 하고 있는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6일 롯데백화점과 롯데물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 송파구청과 롯데월드몰 공동주최로 석촌호수에 띄웠던 러버덕을 보기 위해 500만명이 몰렸다. 이 기간 동안 러버덕 팝업스토어 매출액은 총 6억3,000만원이었다. 이 덕택에 롯데월드몰의 식음료 매출이 작년 동기에 비해 30%나 증가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모형판다 1,800마리를 전시했던 '1600 판다+' 행사(350만명 방문), 스누피 65주년 행사(100만명 방문) 등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월드몰은 오는 13일까지 토종 캐릭터인 '뿌까(PUCCA)'의 팝업스토어를 국내 최초로 운영한다. 뿌까 팝업스토어의 매출은 1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야외대광장에서 백화점 개점 9주년을 맞아 열린 '도라에몽 100 비밀 도구전'에서 사람들이 광장에 세워진 인형들 사이를 오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아이파크백화점도 대원미디어와 손잡고 오는 10월 4일까지 일본의 유명 캐릭터인 도라에몽 모형 100개를 전시하고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아이파크백화점에 따르면 인형, 휴대전화 액세서리, 머그컵, 시계 등을 파는 도라에몽 팝업스토어는 한 달 예상 판매액의 절반을 일주일만에 올리면서 목표 매출의 2배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 야구장에서 만나는 캐릭터, 2030세대에게 추억을
▲ (사진제공=SK와이번스)
지난달 8일 SK와이번스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피카츄'와 함께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다. SK는 '피카츄 와이번스 에디션'을 판매했고, 피카츄와 SK응원단이 함께하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야구장에서 진행하며 현장을 찾은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SK와 피카츄의 컬래버레이션은 성공적이었다. 특히 야구의 주 소비층인 20~30대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피카츄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TV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야구의 주 소비층인 20~30대 사이에서도 마니아층이 있는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넓은 연령대를 커버할 수 있었고 소비자에게 친숙한 캐릭터로 상품 판매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첫 날 야구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와이번스 피카츄 인형 500개는 경기 중에 모두 매진됐다. 또 미국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이 소개가 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 패션에 스며든 캐릭터, 전 세대를 이어주는 공감의 매개체로
▲ 빈폴 액세서리 [카카오프렌즈 콜라보] 핑크 헤릿도트 (사진제공=SSFSHOP)
완구, 제과 등에 접목됐던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 '카카오프렌즈'가 패션까지 범위를 넓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옛 제일모직) 빈폴 액세서리는 오는 15일부터 전국 매장과 주요 백화점 등에서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한 패션잡화 제품을 판매한다. 토트백, 크로스백, 장지갑, 반지갑, 여권지갑 등 20여종에 카카오프렌즈 대표 캐릭터인 네오, 어피치, 무지앤콘, 프로도가 적용됐다.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역시 11일부터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한 티셔츠·에코백 등을 판매한다.
이모티콘의 주인공들이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활약하는 이유로는 이모티콘의 주요 기능이 감정 표현이라는 점에 있다. 이 점이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느껴져 실제 상품 판매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지친 일상 속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밝고 귀여운 느낌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당분간 캐릭터 제품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진민옥 빈폴액세서리 상품기획자는 "캐릭터가 패션과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전 세대를 이어주는 공감의 매개체로 활용되고 있다"며 "카카오프렌즈와의 협업으로 트렌디한 감성을 추구하는 20~30대의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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