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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코, 비싸게 팔고 '먹튀'?…홈플러스 초고속 매각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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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코, 비싸게 팔고 '먹튀'?…홈플러스 초고속 매각 잡음

입력
2015.09.0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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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매각이 마무리 단계다. 홈플러스 지분 100%를 가진 테스코가 MBK파트너스를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지 약 1주일 만이다. 너무 빠른 매각 과정이 잡음을 키우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테스코의 '먹튀' 행각과 MBK파트너스의 불명확한 경영의지를 강력하게 비난한다. 입찰 과정에서 불거진 고가 매입 논란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세금을 낮추기 위해 매각과정에서 1조원 대 선 배당을 실시한 테스코의 행태도 도마에 올랐다. 인수 후 예상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 간 마찰의 불씨도 남아있다.

●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주일 만에 급마무리

홈플러스 노조는 매각과정이 이례적으로 빠른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정되면 1~2개월 이상 최종협상과정을 거치는 것이 보통이다. 테스코와 MBK파트너스는 불과 1주일 만에 모든 것을 마무리 지었다. "이런 행위는 테스코의 '먹튀' 매각을 방조하고 MBK파트너스의 투기적 기업경영계획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노조는 주장한다. 생소한 매각 방식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테스코와 MBK파트너스는 LBM(Lock Box Mechanism)매각을 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계약 이후 발생하는 모든 경영 책임을 인수자가 짊어지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테스코는 '먹튀' 논란과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이것 역시 테스코의 '꼼수'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또 급 물살을 타고 있는 매각과정이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국내 대형마트 2위인 홈플러스의 매각이 직원들은 배제한 채 초고속 비밀매각으로 치닫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 고가 매입 논란 여전, 선 배당도 도마에

MBK파트너스의 본입찰 인수가는 7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 M&A 역사상 최고가 기록이 될 수 있다. 기존은 2007년 신한금융지주의 옛 LG카드 인수가격인 6조6,765억원이었다. 최종 협상 과정에서 임직원 지급용 위로금이 수천억원대로 거론되고 있다. 이 비용이 매매가격에 포함되면 홈플러스 매각 금액은 7조 중후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홈플러스 매각 때 국내 대형 유통업체가 6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국ㆍ내외 경기 침체로 홈플러스 기업 가치가 올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런데 매도 가격은 무려 1조원이나 치솟았다. "7조원 중후반대라면 한국은 말 그대로 '호갱'수준이다"는 것이 재계의 시각이다.

테스코와 MBK파트너스는 이미 매각에 따른 세금을 낮추려고 1조3,000억원대 배당을 하고 차후 MBK가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면 테스코와 홈플러스는 그만큼 낮은 가격에 팔고 사는 것이어서 엄청난 세금 이득을 볼 수 있다. 반면 세무당국은 받을 세금을 받지 못한다. 홈플러스는 노조는 이와 관련 "홈플러스의 유상증자 참여는 반사회적 행위로 지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고 비난했다.

● 구조조정 불씨 남아

매각 전 배당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테스코가 배당으로 이익을 회수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러나 현금성 자산으로만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홈플러스는 그 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려야 한다. 홈플러스는 작년 말 현재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64억원에 불과하다. MBK파트너스는 거액 차입을 이유로 인수 후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

홈플러스 노조는 "MBK는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분할 매각 등 구조조정을 시도하지 않겠다는 걸 명확하게 해야 한다"며 "이에 성실히 응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과 사회적 문제제기, 강력한 투쟁을 할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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