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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둥이 박대성 화백 “그림 ‘독도’에서 용이 움켜쥐고 있는 것은 일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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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둥이 박대성 화백 “그림 ‘독도’에서 용이 움켜쥐고 있는 것은 일장기”

입력
2015.09.0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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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성 화백이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 '독도'를 설명하고 있다. 경주=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2015-09-06(한국일보)
박대성 화백이 경주 솔거미술관에서 자신의 작품 '독도'를 설명하고 있다. 경주=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2015-09-06(한국일보)

해방둥이 박대성 화백 “그림 ‘독도’에서 용이 움켜쥐고 있는 것은 일장기”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 솔거미술관 개관 기념전시회

국내 수묵화의 대가 박 화백 자신의 작품 830여 점 미술관 기증

“독도를 감싸고 있는 구름이 마치 일본에 호령하고 있는 용처럼 보였습니다.”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수묵화가인 해방둥이 박대성(70) 화백이 경북 경주 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 ‘솔거미술관’에 ‘독도’와 ‘솔거의 노래’, ‘길오양도’, ‘남산’ 등 자신의 작품 830여 점을 기증한 후 개관 기념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달 21일 ‘실크로드 경주 2015’ 행사 개막에 맞춰 개관한 솔거미술관은 박 화백이 작품 기증의사를 밝힌 후 2012년 착공, 지난해 11월 완공된 전시공간이다.

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독도’는 가로 8.25m 세로 2.18m의 대작으로, 독도 상공을 날고 있는 용의 오족이 붉은 일장기를 움켜쥐고 있는 그림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 과거와 현실을 동시에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것이 박 화백의 설명이다.

전시실에는 또 미술관 이름과 일맥상통하는 ‘솔거의 노래’(4.36x5.15m)가 내걸려 있다. “통일신라시대 극사실 화가인 솔거가 그린 황룡사 금당벽화에 새가 와서 부딪혔다는 일화를 듣고 자랐다”는 박 화백은 “나무 중 가장 그리기 어려운 소나무를 통해 우리나라의 강한 기상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늘로 뻗은 소나무 그림을 걸 수 있도록 전시실의 높이를 7m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신라인’을 자처하며 경주 남산 자락에 작업실을 두고 있는 박 화백은 남산(2.8x2.7m)이라는 작품에서 남산을 연꽃으로 표현하고 남북과 동서의 소통을 형상화했다. 길오양도(吉五羊圖, 1.7x1.5m)는 을미년인 올해 깨끗하고 온순한 양의 기운을 상징하고 있다.

옆 전시실에는 가로 10.84m 세로 2.915m의 ‘불국설경’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붙들고 있었고 ‘부처바위’와 ‘만월’, ‘불밝힘굴’, ‘마애불’, ‘성불사’ 등 불교 관련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고 있었다. “가톨릭신자이긴 하지만 몸속에 불교적인 정서가 녹아있는 것 같다”는 그는 “수묵화는 섬세할 뿐만 아니라 심오하고 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2일에는 솔거미술관에 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작가 이문열씨가 방문,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최근 광복70주년을 맞아 독도도 다녀온 박 화백은 “평생 혼을 바친 그림을 한 자리에 기증, 전시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남산에서 그림을 그리며 여생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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