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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화] 감상 젖는 가을엔 ‘맛있는 생각’이 제격

입력
2015.09.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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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9월. 아침 저녁 쌀쌀한 것 보니 가을이 온 것 같다. 지난 8월의 태풍이 지나가면서 여름도 같이 데리고 갔나 보다. 천고마비…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가을. 말만 살이찌는 계절이라 그런가? 요즘 왜 이렇게 입맛이 없는지 모르겠다. 이제부터 풍성한 식재료들이 마구 나올텐데 그 맛있는 재료들로 갖가지 음식을 해서 먹어야 되겠다는 생각만 있을 뿐 입맛이 돌지 않으니 손이 안 움직인다. 자꾸 지난 여름에 먹었던 음식들만 입 안에 맴돈다. 혹시 이 가을이 오고 겨울이 지나가면 내 나이의 앞자리가 바뀐다는 사실 때문인가? 에이 설마~~~ 난 지금도 좋은데? 아닌가? 두려운 건가? 그래서 가을이 오는 게 싫어서 지난 여름음식들이 생각이 나는 걸까? ㅎㅎ

모르겠다 아예 생각을 말아야지~~ ‘맛있는 생각’이나 해보자.

내가 어렸을 적에 쌀쌀해지면 외할머니께서 해주시던 음식이 있었다. 멸치 육수에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끓이다가 식은 밥을 넣고 푹 끓여주신 김치죽. 어린 나이였는데도 그 비릿한 멸치육수의 향이 아주 좋았다. 우리 외할머니께선 음식을 참 맛있게 잘하셨다. 어머니의 음식 솜씨도 아주 훌륭하셨다. 내가 음식을 하는 것도 어릴 때부터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고 자란 이유도 있을 것이다.

어머니의 음식 중에도 특히 생각나는 건 멸치젓갈에 고춧가루, 깨소금, 다진파, 마늘 등을 넣어 무친 톳무침, 칼럼에도 한 번 소개했던 울엄마표 꽃게찌개(▶ 칼럼보기)다.

일본 유학파인 외할머니의 영향 때문이겠지만 어머니의 음식 중에 데친 문어와 오이, 양파에 식초와 후추, 설탕이 들어간 양념을 넣어 절여 먹는 문어 스모노(초절임을 뜻하는 스노모노가 정확한 명칭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는 일본음식도 생각이 난다.‘쿡스타그램’을 통해서 어머니의 음식들을 소개를 할 생각이다.

그런데 맛있는 생각을 한다며 떠올린 음식들이 어째 다 어릴 적 음식들이지? 계속 부인했지만 아마도 무의식은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내년이 정말 싫은가 보다. “싫지 않다””무섭지 않다”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호기심에 꽉 찬 마음으로 기다려 볼 것이다. 아니 기쁘게 맞이 할 것이다. 올 7월에 세운 목표 ‘한 달에 한 번 여행 가기’를 잘 지키면서 말이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지난 여름에 먹었던 콩나물밥과 오이 냉국을 주저 없이, 떳떳하게 , 자신 있게 만들어 먹어야 겠다.

이런 나를 보고 있자니 문득 영화 실미도에서 설경구의 대사가 떠오르는건 왜일까 ㅋㅋ.

요리하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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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나물밥

재료:쌀 600g(3컵),소고기(우둔) 120g 콩나물300g 물700ml(3 1/2컵),간장 1/2작은술.

양념장: 간장 4큰술,까나리 액젓1/2작은술, 다진 파 2큰술 다진마늘1큰술,설탕 1/2작은술,깨소금 1큰술,참기름 1큰술,고추가루 1큰술.

1. 쌀을 씻어 분량의 물을 넣고 30분이상 불린다

2. 소고기를 다져서 간장에 버무려놓는다.

3. 솥에 콩나물,쌀, 고기순으로 넣고 불린 물까지 부어 밥을 짓는다.

4. 한소큼 끓어 오르면 뚜껑을 열지 말고 불을 줄여 뜸을 들인다.

5. 밥이 다 되면 골고루 섞어 그릇에 담고 양념장을 같이 낸다.

● 오이 냉국

재료:오이 1개 국간장 2큰술,대파 1/2대,홍고추 1개,국물재료: 물 4컵(800ml)식초 1큰술,설탕1/2작은술, 국간장,소금, 약간

1. 오이를 씻어 가늘게 채썰어서 분량의 국간장에 절인다

2. 대파흰부분을 곱게 채썰고 홍고추 다진다

3. 생수에 식초,설탕 ,국간장,소금을 넣어 국물을 만든다

4. 그릇에 절인 오이,대파,홍고추를 넣고 국물을 부어 완성

서태화 '쿡스타그램' ▶ 시리즈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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