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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동네 '멍멍 7형제', 병마도 이겨냈어요

입력
2015.09.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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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지역에서 구조된 새끼 강아지 7마리. 카라 제공
재개발 지역에서 구조된 새끼 강아지 7마리. 카라 제공

우리(혼혈견 7마리)는 은평 뉴타운 재개발로 생긴 빈집에 70여마리가 사는 사설보호소에서 태어났습니다. 70여마리를 한 명이 돌봐주다 보니 제 때 중성화 수술을 받지 못했고 가족들의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났지요.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도움으로 외부에서도 수술이 가능한 수캐들을 중심으로 중성화 수술을 받아 한시름 놓게 되었는데요.

문제는 재개발 대상 지역 주민들이 집을 떠나며 하나 둘 키우던 개들을 버리고 가기 시작했고, 이 유기견들과 보호소 내 암캐들 사이에 또 다시 새끼들이 태어난 겁니다. 이때부터 암컷 강아지 한 마리씩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했지만 그 사이에도 새끼들은 태어났고, 우리는 그 중에서도 병마를 이겨낸 7마리 입니다. 사설 보호소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강아지에게는 치명적인 파보 장염 전염병에 걸리거나 회충에 감염됐지만 지금은 다행히 다 나았어요.

파보 장염을 이겨낸 파일이. 카라 제공
파보 장염을 이겨낸 파일이. 카라 제공
사람을 잘 따르는 파삼이. 카라 제공
사람을 잘 따르는 파삼이. 카라 제공

파일이(4개월·수컷)와 파삼이(4개월·수컷)는 파보 장염 가운데서도 상태가 심각해 새빨간 혈변을 보며 생사의 고비를 넘겼지만 기적적으로 잘 이겨냈습니다. 파일이는 사람의 손길을 받은 적이 없어서 아직은 낯설어하지만 짖음도 줄어들고 적응해가고 있고요, 파보 장염에 호흡기 치료까지 이겨낸 파삼이는 사람을 잘 따라서 새 가정에 가면 금방 귀염둥이로 자리잡을 거 같다고 해요.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구조된 원칠이(왼쪽)과 원오. 카라 제공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구조된 원칠이(왼쪽)과 원오. 카라 제공

원오(4개월·수컷)와 원칠이(4개월·암컷)는 중증 회충 감염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고 빈혈도 심한 상태에서 구조되었는데요, 체형이나 얼굴 생김새가 비슷해 남매로 추정되고 있어요. 이제는 모두 완쾌돼 사람들에게 꼬리도 치고 의사표현도 하는 똘망똘망한 강아지로 성장했습니다.

아기 물개를 닮은 원팔이. 카라 제공
아기 물개를 닮은 원팔이. 카라 제공

아기 물개를 닮은 원팔이(3개월·암컷)는 아랫배를 다른 큰 개에게 물려 염증이 생겼고, 두려움으로 구석에서 나오지도 못하다 구조되었는데요. 현재 염증은 모두 나았어요. 순수한 눈망울로 카라의 언니, 오빠들의 귀여움을 듬뿍 받고 있어요.

성격이 소심하고 사람을 무서워 하는 원칠월. 카라 제공
성격이 소심하고 사람을 무서워 하는 원칠월. 카라 제공

원칠월(4개월·암컷)은 독극물 중독이나 전염성 간염이 걸렸던 거 같아요. 배가 고픈 나머지 재개발 지역을 돌아다니다 무언가를 잘못 주워 먹은 거 같다고 합니다. 현재는 거의 나았지만 간염 증세가 있어 회복을 기다리고 있고요, 성격이 소심하고 사람을 여전히 무서워해 언니, 오빠들의 애를 태우고 있네요.

파보 장염을 이겨낸 얌전한 성격의 팔월이. 카라 제공
파보 장염을 이겨낸 얌전한 성격의 팔월이. 카라 제공

마지막 주인공은 파보 장염에서 회복되고 있는 팔월이(3개월·암컷)입니다. 팔월이의 형제 두 마리는 파보 장염으로 하늘 나라로 갔지만 이를 이겨낸 팔월이는 이제 밥도 잘 먹기 시작했어요. 7마리 모두 다 커도 7㎏ 정도의 몸무게가 나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많이 클 거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거 같아요. 우리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줄 가족들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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