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에도 종교적 양심을 이유로 동성 커플에게 결혼증명서 발급을 거부해 온 켄터키 주 법원 서기가 결국 법정 구속됐다.
켄터키주 연방지법의 데이비드 버닝 판사는 3일 “법원은 이번 사안을 결코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결혼증명서 발급을 거부해 온 로완 카운티 법원서기 킴 데이비스(49ㆍ여)에 대해 연방법 위반 및 법정 모독 등의 이유로 법정구속을 명령했다. 데이비스는 버닝 판사의 명령 직후 곧바로 교도소에 수감됐다. 버닝 판사는 다만 데이비스가 동성 커플에 대한 결혼증명서를 발급하겠다고 약속하면 석방된다는 단서를 달았다.
데이비스의 변호인단은 법정구속 대신 벌금형을 내려야 한다고 맞섰으나, 버닝 판사는 벌금형으로는 데이비스의 의지를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해 구속한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는 그 동안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하는 것”이라며 동성 커플에 대한 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해 왔고 이날 버닝 판사 앞에서도 “내 양심에 어긋나기 때문에 결혼 증명서를 발급하라는 명령에 따를 수 없다”고 버텼다.
데이비스는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이 나온 후에도 동성 커플에 대한 결혼증명서 발급을 거부해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4년 전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데이비스는 오랫동안 법원서기로 재직한 자신의 어머니 밑에서 부서기로 일해 오다 지난해 11월 선거에 출마해 법원서기에 당선됐다.
데이비스와 같은 법원에서 일하는 다른 5명의 법원 서기는 4일부터 동성 커플에게 결혼증명서를 발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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