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종 철원군수 "평화공원 최적지"
이현종(66) 강원 철원군수는 “비무장지대를 달리는 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는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면서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소중한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군수는 특히 “남북의 군사적 충돌위기라는 긴박 상황에서 일상으로 극적인 변화를 이룬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열려 어느 해보다 뜻 깊다”고 말했다.
이 군수는 분단의 현장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이번 대회를 DMZ세계생태평화공원 유치를 위한 홍보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철원군은 강원 고성군과 경기 파주시와 함께 DMZ세계평화공원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철원은 지리적으로 한반도 중심축에 위치한 데다, 한국전쟁 당시 최대 격전지였다”면서 “두루미 등 희귀철새와 화산 용암대지를 간직한 철원이 남북협력과 화해의 ‘그린 데탕트 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군수는 또 최근 시작된 경원선 철도 1단계 복원 사업이 남북 이산가족상봉장 조성, 제2개성공단 격인 철원 평화산업단지 유치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 대회를 미국 보스턴 대회, 독일 베를린 대회 등 세계적 마라톤 대회에 버금가는 행사로 키워 나갈 생각도 갖고 있다. 2017년 경원선이 복원되면 출발점이 있는 월정리역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며, 여기에 평화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활용해 국내외 참가자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 이 군수의 복안이다.
나아가 또 다른 민통선 내 그린 마라톤 코스를 개발하고, 장기적으로 철원 DMZ세계생태평화공원을 출발해 비무장지대 내 궁예도성 등을 지나 북측 지역에 골인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철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로 대회를 꾸미겠다는 것이다.
이 군수는 평화통일 과정을 마라톤에 비교했다. 체력의 한계에 부딪친 사점(死點)을 극복한 마라토너가 완주라는 선물을 받듯, 우리도 묵묵히 어려움을 감내하고 준비하면 어느 순간 그 날이 오거라 믿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군수는 “비무장지대는 지금은 단절돼 있지만 우리 민족이 꼭 같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참가자들 모두 평화를 기원하며 완주하길 바란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철원=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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