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의 전승절 행사 기념촬영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머뭇거리는 듯한 행동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본행사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행사장 초입에서 각국 정상들을 맞는 자리에서 연출됐다. 정상들이 시 주석 내외가 선 곳으로 깔린 붉은 카페트를 따라 입장, 인사를 나눈 뒤 나란히 서서 단독 기념사진을 찍는 자리였다.
중국 CCTV의 2시간37분 분량의 동영상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내외를 가장 먼저 맞았다. 이어 마가렛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관계자, 각국 정상들과 인사를 나눈 뒤 40번째로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했다.
박 대통령이 도열한 의장대 사이를 지나 시 주석, 펑리위안 여사와 인사를 나눌 때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처럼 시 주석의 오른편으로 정해진 기념사진 촬영자리로 가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마치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박 대통령의 허둥대는 듯한 모습에 펑 여사가 오른팔을 뻗어 자리를 안내했는데도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오른쪽 뒤로 다섯 걸음을 옮기며 어색한 분위기를 연속으로 보였다. 한참 동안 자리를 찾지 못하던 박 대통령은 시 주석 내외가 재차 안내하자 그제서야 세 걸음을 뒤돌아 와 제자리를 잡았다.
이를 두고 해외 순방에서 또다시 징크스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이 추모식장에서 보였던 행보와 연관 짓는가 하면, 박 대통령의 중국어 실력에 의구심을 제기하기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논란이 확산되자 4일 “(대통령이 머뭇거린) 이유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을 가능성과 함께 대통령이 깜빡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중국 열병식 행사 현장: 박근혜 대통령은 18분20초에 입장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