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등급 중 62%가 받은 적 있어

지난달 31일 발표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사실상 퇴출을 의미하는 최하위 E등급을 받은 대학들 중 62%가 최근 5년 사이 정부 지원 경영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E등급을 받은 대학들은 의무적으로 경영컨설팅을 받아야 하는데 이미 컨설팅을 받은 상당수 대학이 포함돼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일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6학년도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 중 최근 5년 내 경영컨설팅 진행 대학 현황’ 에 따르면, 이번 구조개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13개 대학 중 8곳(61.5%)이 2010~14년 교육부로부터 경영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경영컨설팅을 받았으나 이번에 E등급을 받아 재(再)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 학교는 대구외국어대, 한중대, 루터대, 서남대, 신경대(4년제 일반대)와 영남외국어대, 광양보건대, 대구미래대(전문대)다. 이들 대학에는 이미 최소 연 4,800만원부터 최대 1억6,800만원까지 모두 13억원의 정부 예산이 지원됐다.

경영컨설팅지원사업은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대학을 평가해 2년 연속으로 하위 15% 평가를 받으면,‘재정지원제한 대학’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시행했던 사업이다. 컨설팅 회사들은 이들 대학에 ▦학내 구조개혁 ▦대학 법인간 인수합병(M&A) ▦동일법인 내 학교간 구조조정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컨설팅 회사들이 요구한 과제들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해왔다. 예컨대 2011년 탐라대와 제주산업정보대학이 통합돼 출범한 제주국제대는 통합 당시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 였지만 대학은 “탐라대 부지를 매각하라”는 컨설팅을 받았다. 결국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대학은 2010년부터 지난 해까지 경영부실대학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컨설팅 수준도 논란이 됐다. 2006년 전문대에서 일반대로 승격된 건동대는 대학설립운영규정에 따라 4년 차인 2010년까지 교원확보율을 100%로 높여야 했으나, 이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컨설팅업체가‘교원확보율 61% 유지’를 요구했고, 규정을 못 지킨 대학은 ‘정원 감축’이라는 페널티를 받은 뒤 결국에는 문을 닫았다.

대학 자체의 자구노력이 소홀했던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부가 이번 구조개혁평가의 주요 조치로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경영컨설팅 방안을 또 다시 요구한 것은 문제다. 도종환 의원은 “정부가 기존 컨설팅사업의 실효성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문”이라며 “대학들을 희망고문 하는 식의 대책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배성근 교육부 대학정책관은 “지난 정부 당시에는 경영진단 및 컨설팅에 국한 됐지만, 이번에는 학사구조 개편 등 질적 측면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컨설팅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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