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 구자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올 시즌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만점 활약을 했던 야수가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오히려 편하다"며 여유로움을 잃지 않았다. 강팀 삼성의 저력이다.
삼성은 3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구자욱을 1군에서 말소했다. 구자욱은 지난달 30일 대구 LG전에서 스윙을 하다 오른쪽 옆구리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1~2일 NC전에서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은 오늘 정밀 검진을 받았는데 근육 손상이 발견됐다고 하더라. 트레이너도 휴식을 주는 게 좋겠다고 해서 엔트리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열흘 정도의 휴식을 가지고 나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자욱은 올해 1군 데뷔 첫 시즌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맹활약을 펼치던 중이었다. 1군 말소 전까지 112경기에 나와 타율 0.348, 11홈런 55타점 17도루를 올렸다. 시즌 중반부터는 톱타자를 맡아 박해민과 테이블 세터를 이루면서 삼성의 '1번타자 고민'까지 완벽히 해결해줬다. 수비에서는 1루수와 3루수, 중견수, 좌익수, 우익수 등 5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 내에서 필요한 곳엔 언제나 나섰다.
구자욱의 1군 말소가 팀으로서는 큰 아쉬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류 감독은 오히려 구자욱의 말소에 대해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구자욱이 1군에 있을 경우 선발 라인업에서 누구를 빼야 할 지가 늘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이 있을 땐 박해민과 박한이, 채태인 중에 한 명을 빼야 한다. 그런데 박해민이 없으면 수비와 기동력이 부족하게 되고, 태인이가 없으면 타선 무게감이 떨어진다. 박한이는 공수주를 두루 잘해서 빼기가 아깝다"고 설명했다. 구자욱 역시 맹타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선발에서 제외하기엔 참 아쉬운 카드다. 이렇다 보니 선발 라인업을 구성할 때마다 류 감독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을 해야 했다. 류 감독은 "열흘 동안은 그 고민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구자욱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만큼 막강한 타선의 화력을 이어가고 있다. 구자욱이 빠진 1일부터 3일까지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려냈다. 팀의 축을 이루던 선수 한 명이 빠져나가도 흔들림 없이 가는 삼성이 강팀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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