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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포스코가 정준양 비호"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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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포스코가 정준양 비호" 직격탄

입력
2015.09.0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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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현황 체크해 鄭 측에 제공"

현 경영진 수사 방해에 공개 경고

"티엠테크 의혹 진술도 뒤늦게 나와 포스코 내부 정보 단속ㆍ통제 탓"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포스코가 정 전 회장을 비호하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검찰은 포스코가 정 전 회장을 비호하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3일, 검찰이 포스코 현 경영진을 향해 “정 전 회장을 여전히 비호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경영진이 수사정보를 입수해 그에게 전달하며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공개 경고’로, 파장이 예상된다.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포스코 측은 검찰이 언제 누구를 조사하고 어떤 진술을 받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떠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지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수사 정보들이 정 전 회장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지금도 포스코가 정 전 회장에 대해 굉장히 조직적으로 보호 또는 비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검찰 조사를 받은 포스코나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통해 포스코 측이 수사 현황을 일일이 파악, 정 전 회장 측에 제공하는 식으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검찰은 이를 권오준 회장 체제의 포스코가 전직 회장에 불과한 정 전 회장을 위해 여전히 움직이는 정황으로 보고 있다. 오너가 따로 있지 않아 ‘국민 기업’, ‘주인 없는 기업’으로도 불리는 포스코에선 대단히 이례적인 풍경이라는 설명도 했다. 실제로 지난 7월 포스코 인사에서 비리 연루 정황이 있거나 책임을 져야 할 일부 임원들이 물러나긴 했지만, 정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일부 인사들은 지금도 핵심 요직을 꿰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 포스코가 ‘과거’와 절연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방증”이라며 “일각에선 정 전 회장이 앉힌 대리인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한다”고 꼬집었다.

검찰은 특히 최근 수사를 시작한 ‘티엠테크 의혹’을 예로 들었다. 검찰은 포스코켐텍의 협력업체인 티엠테크의 실소유주가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인 박모씨이며, 정 전 회장의 지시로 이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진술을 수사 착수 5개월 만에 확보했다. 2008년 11월 급히 설립된 이 회사는 100% 포스코켐텍에 의존해 연간 170억~18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검찰은 여기서 조성된 비자금이 정 전 회장 및 정치권에 유입됐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서야 이런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는 것은 그간 포스코가 (정 전 회장을 위해) 내부 정보를 단속ㆍ통제하며 입단속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티엠테크 관련 수사 정보도 정 전 회장 쪽에 일부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출석한 정 전 회장을 상대로 ▦성진지오텍 고가인수 의혹 ▦동양종합건설 특혜 수주 의혹 ▦코스틸과의 유착 의혹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내주 초 그를 다시 불러 조사한 뒤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유념해 최대한 신속히 진행하겠지만, 확인해야 할 의혹을 남겨둔 채 수사를 끝낼 수는 없지 않느냐”며 “포스코 수사는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이날 검찰청사 앞에서 “포스코를 아껴준 국민과 주주분들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는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정 전 회장의 소환으로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 경영자가 검찰조사를 받는 악순환을 이어갔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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