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석상에선 사상 처음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3일 열린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등 원로 지도자가 대거 참석, 건재함을 과시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얼굴에선 잠시 불편한 기색이 엿보이기도 했다.
장 전 주석은 이날 톈안먼(天安門) 성루 중앙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바로 왼쪽 첫 번째 자리에, 장 전 주석의 왼쪽엔 후 전 주석이 앉았다. 시진핑-장쩌민-후진타오 등 3대에 걸친 전현직 최고 지도자가 공개 석상에서 이처럼 나란히 자리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 왼쪽으로 리커창(李克强) 장더장(張德江) 위정성(兪正聲) 류윈산(劉云山) 왕치산(王岐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현직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늘어섰다. 그 다음 리펑(李鵬) 주룽지(朱鎔基)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들이 자리했다.
중화권 매체인 보쉰은 당초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던 원로들이 총출동한 것은 정치적 타협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 부패 연루설이 돌고 있는 장 전 주석이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참석을 강력히 요청했고, 시 주석이 결국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기존 서열의 혼란상도 연출됐다.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 집권 이후 조화 등을 보낸 인사의 이름을 실을 때는 현직 상무위원을 소개한 뒤 전직을 실었는데 망루 위 위치는 전직이 우선했던 것이다.
이에 앞서 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광명일보는 지난달 “일부 당 간부가 은퇴하고 난 뒤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 새 지도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완고하게 고집을 부리고 반대하는 행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는 시 주석과 원로 등 반대파의 권력 투쟁이 불거진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관례에 따른 것일 뿐 이를 두고 권력투쟁의 변화를 읽기는 어렵다는 설명도 나온다. 2009년 신중국 성립 60주년 기념 국경절 열병식 당시 후진타오 주석 왼쪽에 장 전 주석이 앉았던 전례가 있다. 당시엔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 뿐 아니라 장 전 주석의 대형 초상화까지 등장,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선 비슷한 행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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