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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기 여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신작 뮤직비디오 ‘와일디스트 드림스’(Wildiest Dreams)를 둘러싸고 백인 우월주의적이란 논란이 뜨겁다고 미 CBS가 2일 보도했다.
문제의 뮤직비디오는 지난달 30일 MTV 뮤직비디오 시상식에서 첫 선을 보인 후 현재 유튜브에서 1,4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뮤직비디오는 조지프 칸이 연출을 맡고 할리우드 감독 겸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아들 스콧 이스트우드가 공동 주연을 맡은 4분 분량으로, 1950년대 할리우드 남녀 주연배우가 아프리카에서 영화를 찍다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뮤직비디오에 묘사된 아프리카의 모습이 과거 제국주의 시대 백인들이 유포한 고정관념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광활한 벌판에서 사자와 기린, 코끼리 등 야생동물들이 뛰어다니고 흰 셔츠와 카키색 바지를 입은 백인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은 1985년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연상시킨다. 케냐 작가 비냐방가 와이나이나는 이런 광경이야 말로 아프리카에 대한 백인들의 전형적인 왜곡된 환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연출은 맡은 조지프 칸은 이 뮤직비디오에서 “흑인 여성이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흑인 남성이 편집을 했다”고 강조했다고 연예지 피플이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뮤직비디오는 1950년대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두 남녀 배우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은 것이지만, 우리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의 관행을 비판적으로 다뤘다”고 해명했다.
한편, 스위프트는 뮤직비디오 수익금을 미국 아프리카 야생동물을 위한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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