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내 치매 환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조기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3일 환자 혈액 속 ‘수모1’(SUMO1ㆍ치매유발촉진단백질)의 농도를 측정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영호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보건연구관(신경생물학 박사)이 경증치매환자 80명과 건강한 노인 133명의 혈액을 분석해 비교한 결과, 치매환자군의 혈액 속 ‘수모1’의 농도는 평균 1.04ng/㎖로 정상인(0.72ng/㎖)보다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진행되면 대뇌에 치매 유발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와 수모1이 축적되는데, 혈액에서도 수모1이 증가하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국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조기에 발견해 약물치료를 시행하면 치매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어 조기발견이 중요하다”며 “조기검진과 약물치료를 시행할 경우 연간 1조3,000억원~2조8,0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이 있다. 국내 치매환자의 경우 70%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 관련 국제 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8월호에 발표됐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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